미국에 대한 테러공격이 자행된 직후 미국은마치 냉전시절 구 소련이 미국에 대해 핵공격을 가했을때 펼쳐졌을 핵전쟁 시나리오와 비슷하게 움직였다고 더 타임스가 13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뉴욕 무역센터에 대한 공격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전용기인 미공군 1호기에 탑승, 8시간 동안 미국을 가로질러 비행했으며 그를 공격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소재지는 비밀에 부쳐졌다고 말했다. 또 부시 대통령의 부인과 딸, 리처드 체니 부통령도 안전한 비밀장소로 옮겨졌으며 의회 지도자들은 워싱턴 서쪽의 산속에 있는 핵벙커로 공수됐다고 신문은 말했다. 이와 함께 F-16 전투기들이 워싱턴 상공을 엄호했고 경호원들은 견착식 지대공미사일을 어깨에 멘채 직원들이 모두 소개된 백악관 지붕을 순찰했다. 부시 대통령은 당일 오전 9시가 조금 못된 시각에 플로리다주의 사라소타에 있는 초등학교로 가는 차량행렬 안에서 첫 폭발소식을 들었으며 학교에 도착해 학생들에게 연설할 시간을 기다리던 9시5분에 앤드루 카드 비서실장이 강단으로 다가와 귀속말로 전해준 2번째 공격 소식을 들었다고 신문은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눈에 띄게 긴장했으며 연설을 마치자 마자 사라소타의 브래든턴국제공항으로 향했고 12명의 수행기자들은 절처한 몸수색을 당했다. 오전 9시55분 부시 대통령은 보잉747기인 미공군 1호기에 타고 이륙했으며 F-15와 F-16 전투기들의 엄호를 받고 있었다. 미공군 1호기는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지만 더욱 조심하기 위해 4만피트 이상의 고도로 상승했고 2시간 동안 비행했으나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는 아무도 몰랐다. 수행기자중 1명은 미공군 1호기가 선회비행을 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미공군 1호기 는 사실 대서양 상공에서 동쪽을 향해 지그재그로 비행했으며 이후 북쪽으로 기수를 돌렸다가 다시 서쪽으로 기수를 돌려 루이지애나주 스레브포트인근에 미 제8공군 본부가 있는 박스데일 공군기지로 향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불규칙한 비행경로는 부시 대통령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한 속임수라고 말했다. "대통령은 추가공격이 있을 경우나 그에 대한 공격 계획이있을 경우에 대비해 가능한 모든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그는 말했다. 미공군 1호기는 튼튼하고 첨단인 통신장비를 갖추고 있어 부시 대통령은 워싱턴과 뉴욕에서 급박하게 벌어지는 상황을 알고 있었으며 다른 승객들은 뉴욕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TV뉴스 방송으로 보고 있었다. 비행기가 박스데일 기지에 접근하자 양쪽 날개 끝에 전투기들이 나타났으며 관리들은 기자들에게 대통령의 위치가 노출되지 않도록 휴대폰을 꺼달라고 말했다. 비행기는 착륙하자 마자 M16 소총을 들고 완전무장한 공군병력으로 둘러싸였으며 한 기자는 "미국이 전쟁상태인 것처럼 느꼈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다지 밴에 올라 회의실로 향했고 포탑에 공군 사병이 위치하고있는 것이 보이는 위장망을 덮은 험비 차량이 선도했다. 그곳에서 부시 대통령은 언론에 2분짜리 연설을 한 뒤 수행기자수를 5명으로 줄이고 곧 다시 미공군 1호기에 탑승, 하늘로 올랐다. 당시 경호실은 대통령을 콜로라도주 체옌산 속 암반 수천피트 밑에 있는 북미우주항공사령부로 이동시키려 했으나 미공군 1호기는 미국 핵군사력의 지휘소이자 국내에서 가장 안전한 군사시설중 하나인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의 오퍼트 공군기지에 착륙했다. 그곳에 있는 안전한 벙커안에서 부시 대통령은 체니 부통령, 콘돌리사 라이스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 등 최고위 보좌관들과 화상회의를 열었다. 체니 부통령과 라이스 보좌관은 백악관 지하의 지휘소에 있었고 럼즈펠드 장관은 국방부내의 지휘소에 있었다. 경호실 관계자들은 납치된 비행기가 백악관에 추락할 경우 대통령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고 생각, 부시 대통령에게 오마하에서 밤을 보내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그러나 대통령 자신이 워싱턴으로 돌아가 국민들은 안심시키기를 강력히 원했기 때문에 이들의 주장은 실현되지 못했다. 보좌관들도 그가 네브래스카의 벙커에서 연설할 경우 국민들에게 공포감만 더해줄 것으로 생각했다. 그는 워싱턴의 앤드루스공군기지로 돌아왔고 헬기로 오후 7시 백악관 남쪽 잔디에 착륙했으며 오후 8시30분 집무실에서 국민들에게 연설했다. 한편 영부인 로라 여사는 부시 대통령이 사라소타를 떠날 때 의사당에서 첫 의회 출석을 준비하고 있었다. 경호실 요원들은 그녀를 급히 승용차로 되돌아 가도록한 뒤 보좌관 몇명과 함께 백악관에서 멀리 떨어진 안전한 비밀 장소로 옮겨졌다. 예일대학에 다니는 대통령의 딸 바버라 부시(19)와 텍사스대학교 학생인 쌍둥이 동생 제나도 안전한 장소로 옮겨졌다. 데니스 해뵀股?하원의장과 다른 의회 지도자들은 헬기편으로 워싱턴에서 서쪽으로 75마일 떨어진 산속 벙커로 이동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의 부인 힐러리 여사 등 상원의원들과 하원의원들은 의사당 경찰 본부에 모였다. 국무부와 재무부, 대법원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소개됐고 미 연방수사국(FBI)과 법무부 수뇌부는 펜실배니아가에 있는 FBI 본부내 특수작전센터로 집결했다. (런던=연합뉴스) 김창회특파원 chkim@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