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과 이회창(李會昌) 총재가 미국에 대한 동시 다발적 테러사건을 계기로 국가 위기관리에 적극 나섬으로써 수권정당 이미지 부각에 주력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테러참사 발생 사흘째인 13일에도 외부 전문가를 초빙, 당의 경제대책특위와 재경위 연석회의를 열어 이번 사태가 세계 및 우리경제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고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이회창(李會昌) 총재는 "미국의 경제중심을 강타한 이번 사건으로 세계경제에 파장이 우려된다"면서 "우리도 굉장히 심각한 영향을 받고 있고, 외환, 증권, 선물시장이 어떻게 영향을 받을지 모르는 만큼, 정부가 대비하고 노력하고 있지만 우리도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회의에서 "지난 91년 걸프전때와 마찬가지로 이번 사태가 단기적으로는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 하고 "그러나 미국 등 해외투자가들이 자금을 보수적으로 운영할 가능성이 높고 미국경기의 회복도 6개월이나 1년정도 늦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정부와 한국은행이 통화공급과 금리인하 목표 등을 제시하는 등 기민하게 대응해 시장의 불안심리를 안정시키는 한편 정부 당국자나 금융분석가들이 섣부른 의견표시를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참석자들은 지적했다. 한나라당은 이에 앞서 12일 새벽과 오전 두차례 대책회의를 열었고 이 총재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정부 대응책에 대한 적극적인 협력의사를 전달하는 한편 에번스 리비어 주한미국대사대리와도 전화통화를 했다. 또 조지 W 부시 미국대통령에게 위로전문을 보내고, 보도자료 형식으로 대국민담화를 발표하는 등 위기에 적극 대처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나라당과 이 총재의 이같은 일련의 행보는 임동원(林東源) 전 통일장관 해임건의안 가결이후 새로 조성된 여소야대 정국에서 제1당으로서의 책임을 다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 총재의 핵심 측근은 "앞으로 이 총재의 정국운영 기조는 남북문제나 언론사 세무조사 등 기본가치와 연결된 사안을 제외하고는 굉장히 부드러운 쪽으로 갈 것"이라며 "국회에서도 여당과 가급적 충돌을 피하고 양보할 것은 적극 양보하는 자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안수훈 기자 a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