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토로라는 지난 30년간 세계 반도체 업계의 꿈이었던 실리콘과 갈륨 비화물을 결합하는데 성공해 기존 제품보다 처리 속도가 35배 빠른 차세대 반도체를 개발했다고 4일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오는 2003년 상용화될 것으로 발표된 이 제품이 레이저 기법을 반도체에 훨씬 싼값에 채용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가정용 초고속 인터넷 광네트웍 구축을 가능케하며 자동차에 저렴한 가격으로 와이어리스 충돌방지장치를 장착할 수 있도록 하는 성과를 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화상 휴대폰의 원가 절감과 품질 개선에도 기여하는 등 "반도체 혁명"을 일으킬 것으로 강조됐다. 모토로라의 데니스 로버슨 최고기술책임자(CTO)는 기자회견에서 "실리콘과 갈륨비화물을 결합하는데 성공했다"면서 이것을 통해 "기존 실리콘 반도체보다 처리 속도가 35배 빠른 새로운 반도체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그는 관련 특허 270건도 미특허청에 출원했다면서 이 기술이 "세계 반도체 업계에 새로운 지평을 열 것"이라고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업계가 실리콘과 갈륨 비화물을 결합시키기 위해 지난 30년간 부심해 왔음을 상기시키면서 모토로라가 이에 성공함으로써 반도체 생산시 훨씬싼값으로 레이저 기법을 채용할 수 있게 됐다고 지적했다. 레이저 기법을 반도체에채용할 경우 처리 용량이 증가하고 속도도 빨라져 특히 와이어리스 제품의 고속화와경량화가 급진전되는 것으로 설명됐다. 또 칩 한개에 여러가지 기능도 집어넣을 수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모토로라측은 난기술로 여겨지던 결합 문제를 실리콘과 갈륨 비화물 사이에 별개의 레이어(layer)를 삽입하는 방법으로 극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토로라는 새 기술이 다른 전자생산 부문에도 채용되길 희망한다면서 내년중관련 시제품을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또 새 기술을 채택한 반도체가 2003년부터 본격 시판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계 반도체 업계는 그간 반도체 처리속도개선 등을 위해 갈륨 비화물을 사용하길 희망해왔으나 워낙 값이 비싸 본격적인 채용을 주저해왔다. 반도체산업 전문분석기관인 세미코 리서치의 봅 메릿 부사장은 "모토로라가 개발한 기술이 차세대 반도체 생산을 본격 시동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캐너 인-스타트 그룹의 반도체부문 책임연구원인 스티브 컬렌도 "반도체 산업의 전환 발판이 마련됐다"고 극찬했다. 한편 금융 전문가들은 모토로라가 새 반도체 기법을 개발함으로써 심각한 재정난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발판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모토로라는 위성단일통신망인이리듐 사업에 실패하는 등 심각한 경영난으로 올들어서도 3만명 해고를 발표하는등 어려움에 허덕여왔다. 지난 7월에는 주력 부문인 휴대폰과 반도체 부문의 부진으로 올 2.4분기 손실이 2억3천200만달러에 달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숌버그 AFP=연합뉴스)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