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가 어렵고 물가가 크게 오르면서 도시근로자가구의 실질소득 증가율이 2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집값 상승으로 주거비 부담은 커지고 공적연금과 사회보험료가 가계를 압박하고 있다. 그러나 소득 상위층과 하위층 간의 소득격차는 다소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2001년 2.4분 도시근로자 가구의 가계수지 동향'에 따르면 2명 이상 도시근로자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247만6천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6.2%(14만5천원) 증가했다. 95년기준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실질소득은 195만6천원으로 0.8%(1만7천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같은 실질소득 증가율은 지난 99년 2.4분기 -0.2% 이후 가장 낮은 것이다. 월평균 가계지출은 197만4천원으로 7.3% 늘었으며 이중 소비지출은 166만8천원으로 8.2% 증가해 소득증가율 6.2%를 상회했다. 지난 1.4분기에는 소득증가율(9.8%)이 소비지출 증가율(5.5%)을 앞섰다. 통계청 관계자는 "월세값 상승으로 주거비 부담이 커지고 에어컨 구입 등으로 가사비를 많이 써 소비지출 증가율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소비지출 가운데 주거비는 6만9천원으로 15.3% 증가했으며, 특히 월세 지출은 전세의 월세전환과 월세 인상으로 22.4%나 늘어났다. 관혼상제비.회비.교제비 등 잡비는 25만1천원으로 20.8%, 가구가사비는 7만3천원으로 14.0%가 각각 증가했다. 교통.통신비는 29만원으로 11.7% 늘어났는데 통신비는 28.0%의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월평균 비소비지출은 30만6천원으로 2.5% 늘어났다. 이중 공적연금(국민연금보험료.퇴직기여금)은 6만5천원으로 11.6%, 사회보험(의료보험료.고용보험료)은 4만원으로 18.0%가 급증했다. 조세(직접세)는 10만3천원으로 4.8% 늘어났다. 한편 소득이 가장 많은 상위 20%(5분위)의 소득을 하위 20%(1분위)의 소득으로 나눈 소득배율은 5.04로 지난 1.4분기 5.76, 작년 2.4분기 5.28보다 낮아졌다. 통계청 관계자는 "근로소득이 1분위는 9.7%, 5분위는 8.6% 증가한데다 퇴직금과 퇴직금 중간정산금 등 비경상소득이 1분위는 3.2% 증가한 반면 5분위는 17%가 감소해 소득격차가 완화됐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문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