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금(金)을 추가로 매입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라는 단서를 붙였지만 매입을 고려하지 않는다던 기존 입장을 바꾼 것으로 풀이된다.30일 최완호 한은 외자운용원 운용기획팀장은 한은 블로그에 올린 '금 투자 여건 점검 및 향후 운용 방안'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최 팀장은 "한은은 향후 외환보유액의 증가 추이를 봐가며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금 추가 매입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를 위해 국내 외환시장 전개 상황, 국제 금 시장 동향 등을 점검하면서 금 투자의 시점 및 규모를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한은의 금 보유량은 104.4톤이다. 지난 2011년 40톤, 2012년 30톤, 2013년 20톤의 금을 사들인 뒤 10년간 이 규모를 유지해왔다. 한은은 올해 초까지만 해도 '자산 배분 차원에서 금 추가 매입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태도를 고수해왔다. 시장 일각에서는 작년 말부터 금 가격이 상승세를 이어가며 사상 최고가를 잇달아 경신하자 추가 매입 필요성을 제기했지만 한은의 입장엔 큰 변화가 없었다.이번 입장 변화와 관련해 한은은 '중장기적인 관점'에 방점이 찍혀 있다고 강조했다. 당장 금을 매입하겠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것이다.최 팀장도 블로그 글에서 금 투자에 신중한 이유를 자세히 설명했다. 먼저 변동성이 높고 유동성은 낮은 점을 들었다. 그는 "과거 금은 주식과 비슷한 수준의 변동성을 보였지만, 수익률은 대체로 주식에 미치지 못했다"며 "채권, 주식에 비해 유동성이 높지 않은 자산"이라고 지적했다. 여기서 유동성이 낮다는 것은 필요한 시점에
주요 7개국(G7)이 2035년부터 탄소 포집되지 않은 석탄 발전을 전면 금지할 전망이다. 석탄 비중이 높은 독일과 일본은 비상에 걸렸다. 선진국 협의체인 G7이 석탄 발전 퇴출의 구체적인 일정을 제시하면서 전 세계적인 석탄 퇴출 움직임이 빨라질지 주목된다. ○COP28서 못한 역사적인 합의앤드류 보위 영국 원자력 및 재생에너지부 장관은 29일(현지시간) CNBC 인터뷰에서 “우리는 2030년대 상반기에 석탄을 단계적으로 퇴출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프랑스 미국 영국 독일 일본 이탈리아 캐나다 7개국 에너지부 장관은 지난 28일부터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 회담을 갖고 이같이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G7은 이틀간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 회의를 끝낸 후 30일 최종 선언문을 발표할 전망이다. 미국 국무부는 G7 합의문에 대한 논평에 답하지 않았다.G7이 석탄 발전 퇴출의 구체적인 일정을 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보위 장관은 "이는 작년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 도달하지 못한 역사적인 합의"라고 의미를 부여했다.지난해 12월 발표된 COP28 최종 합의문에는 ‘화석연료에 대한 단계적 퇴출(Phase-out)’ 문구 대신 “2050년까지 탄소 순배출량 0(넷제로)을 달성하기 위해 화석연료로부터 ‘전환(Transition)’한다”는 내용이 명시됐다.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이 반발해 '퇴출'이란 단어가 들어가진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당시 합의는 국제사회가 화석연료로부터 벗어나는 에너지 전환에 대한 움직임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지난해 일본에서 열린 G7 기후·에
기아의 전기 준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V9이 새로운 '수출 효자'로 떠올랐다. 옵션을 넣으면 1억원대로 값이 올라가면서 '고가 논란'으로 국내 판매가 예상보다 부진한 편이지만, 해외에선 분위기가 딴판이다. 특히 대형 SUV를 선호하는 미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30일 기아에 따르면 EV9은 올해 1분기 1만394대가 국내에서 해외로 수출됐다. 같은 기간 국내 판매량은 756대에서 그쳤다. 수출량이 내수 판매량의 약 14배에 달한다. 통상 국내에서는 1~2월 전기차 보조금이 없어 판매량이 적다는 점을 감안해도 월등한 차이다.EV9은 지난해 6월 출시된 현대차그룹 최초 준대형 3열 전기 SUV다.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가 탑재됐다. 99.8㎾h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시 501㎞를 주행한다. 400·800볼트 초급속 충전 시스템도 갖췄다.국내에서는 출시 직후 가격 논란을 겪었다. EV9의 에어 트림은 보조금 적용 전 가격이 7728만원, 어스 트림은 8233만원부터 시작하는데 옵션을 적용하면 일부 트림에서 1억원을 넘었다. 국산 SUV 차값이 억대에 진입하자 가격 저항이 생긴 데다 전기차 시장 둔화까지 영향을 미쳤다. 반면 해외 반응은 대반전이다. 올해 1~3월 EV9은 미국에서 4007대 판매됐다. 전체 수출 판매량의 약 40%에 이른다. 같은 기간 EV9보다 확실히 가격이 저렴한 EV6 판매량(4059대)과 비슷한 수준이다.미국 시장에선 대형 SUV 선호도가 높다. 아직 대형 3열 전기 SUV 모델이 생소한 데다 EV9이 동급 대비 가격경쟁력에서 밀리지 않는 점이 인기 요인으로 분석된다. 일례로 테슬라의 준대형 SUV 모델X는 미국 판매가가 7만7900달러로, 역시 1억원이 넘는다. 반면 EV9은 미국에서 기본 트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