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장중 1천2백80원 이하로 떨어지면서 환율이 증시에 새로운 테마를 형성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환율은 특히 외국인 투자자의 매매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는 변수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달러화 약세가 장기화될 가능성엔 회의를 나타냈다. 일시적인 테마 형성에 그칠 것이라는 지적이다. 16일 거래소 시장에서 대표적인 환율수혜주로 지목받는 한국전력이 6.50%나 급등한 것을 비롯 한진해운(5.38%) 대한항공(0.14%) 등이 강세를 보였다. 이들은 외화 부채가 많아 원·달러 환율이 떨어지면(원화강세) 수익성이 개선되는 재무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환율이 국내 증시에 테마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보기엔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국내외적으로 달러화 약세가 오래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대우증권 신후식 경제조사팀장은 "달러화 약세에 따라 미국 시장에서 자금이 이탈하면 주가가 하락하고 역자산효과에 따라 소비가 위축돼 경기회복을 지연시키게 된다"며 "일본의 침체도 장기화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달러화 약세가 기조적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말했다. 모건스탠리도 이날 "달러화에 대해 다른 주요국 통화들이 랠리를 보일 가능성이 높지 않아 연착륙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증권 이상재 경제조사팀장도 "환율하락이 한국경제 호전에 기인한 게 아니고 미국도 자본수지 흑자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이 추가 급락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표적인 환율 수혜주로 꼽히는 해운·항공 업체의 최근 주가 상승도 올들어 지속되고 있는 업종별 순환매 기조에 일시적인 기대감이 가세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박민하 기자 haha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