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수도권 분양시장이 떴다방(이동식중개업소)들의 작전장으로 변질되고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망된다. 떴다방들이 분양권 가격을 부풀린 뒤 되팔고 나가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어 막차를 탄 실수요자들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대우건설이 24일 선착순 분양을 실시한 오피스텔 '디오빌Ⅱ'엔 떴다방 수십개가 몰리면서 오피스텔로는 드물게 분양 첫날 1백% 계약률을 달성했다. 주로 용인지역에 본거지를 두고 있는 떴다방들이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밤샘 줄서기를 하는 바람에 견본주택 앞은 3박4일 동안 노숙장으로 변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줄서기를 한 사람은 2백명 정도이며 이들의 절반 이상은 떴다방들이 고용한 아르바이트생들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들이 장대비를 무릅쓰고 줄서기에 나선 것은 물량 확보 외에 분위기를 띄우기 위한 의도도 숨어 있다고 일선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분석하고 있다. 떴다방 중 일부는 계약 즉시 5백만원의 프리미엄을 얹어 실수요자에게 분양권을 되팔았다. 임대사업자인 김모(38)씨는 "오전 10시쯤 도착해보니 떴다방들이 자리를 선점해 청약이 불가능했다"며 "떴다방 업자들이 프리미엄이 더 오를 것이 확실하다며 매입을 부추겼다"고 말했다. 이같은 모습은 서울.수도권 일대 분양시장에서 예외없이 찾아볼 수 있는 풍경이라고 일선 부동산중개업소들은 밝혔다. 실제 분당 파크뷰, 서울 종로구 내수동 경희궁의 아침, 분당 두산위브, 서울 서초구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등 올 들어 분양한 대부분의 주상복합아파트가 떴다방들의 작전 대상이 되면서 일반투자자들이 큰 피해를 봤다. 물량을 확보한 떴다방들이 몇 차례 사고팔아 프리미엄을 올린 뒤 실수요자에게 떠넘기면서 분양 초기 최고 3천만원까지 올랐던 프리미엄이 한두달 뒤에는 아예 사라져 버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떴다방의 작전대상은 주상복합아파트 오피스텔 등 틈새상품은 물론 일반아파트에까지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반인으로부터 매입한 1순위 청약통장을 동원해 수십개의 물량을 확보한 다음 프리미엄 조작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부동산114의 이상영 대표는 "떴다방들이 초저금리 현상이 지속되면서 부동산시장으로 돈이 몰리고 있는 현상을 활용해 작전을 펼치고 있다"며 "분양방식변경 분양권전매금지 등의 대책마련을 검토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