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미 썸딩(SBS 오후 10시50분)=사지 절단의 엽기적 살인사건과 이를 수사하는 형사의 이야기를 그린 미스터리 스릴러물. 이 영화에 나오는 인조 사체는 뼈와 근육이 실제를 방불케 해 영상물 심의위원회로부터 삭제를 요구받을 정도였다. 1999년 서울. 두 건의 엽기적인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사체는 잔인하고 정교하게 토막 나 있는데 첫번째 사체는 팔이,두번째 사체는 몸통이 유실된 상태다. 즉시 특별수사반이 구성되고 상중인 조 형사(한석규)가 사건을 맡는다. 하지만 수사에 진전이 없다. 이런 상황에서 다시 세번째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이번 희생자는 혈우병 환자임이 밝혀진다. 게다가 희생자의 애인인 채수연(심은하)을 통해 세 명의 희생자가 모두 그녀의 과거와 현재 애인임이 드러난다. 이제 사건은 수연을 둘러싼 연쇄 살인사건으로 재규정되는데 그 순간 수연을 흠모해오던 유력한 용의자 기연이 네번째 희생자가 되고 만다. 한편 조 형사는 수연과의 거듭된 만남에서 조금씩 그녀에 대한 연민의 정이 싹튼다. 범인은 조 형사를 다섯번째 살인 대상으로 예고한다. □헐리우드 키드의 생애(MBC 밤 12시25분)='하얀전쟁'으로 호흡을 맞췄던 안정효 작가와 정지영 감독이 재결합해 제작한 작품이다. 주인공은 영화가 생의 전부인 임병석과 윤명길. 임병석은 영화 제목만으로도 이야기를 엮어내며 드라큘라 영화에서 에로티시즘의 진수를 발견해내는 아이다. 그는 각종 영화서적을 탐독한 듯 할리우드 영화의 소식통으로 군림하며 친구들과 함께 기상천외한 영화 순례를 주도한다. 이런 병석의 모습에 매료당한 후 영화에 눈뜨게 된 윤명길은 집에 있는 비단을 몰래 내다 팔아 영화관람료를 조달한다. 또 병석의 방대한 영화 지식을 질투하여 그가 수집한 자료들을 훔치기도 한다. 적당히 현실에 발 딛고 사는 법을 아는 명길은 허공 위에서 영화에 대한 환상에만 젖어 사는 병석의 불안한 미래를 예감하며 고교시절을 마감한다. 명길은 군 제대 후 충무로의 2류 감독으로 활동한다. 그러던 중 병석이 미군 장교와 함께 미국으로 간 누나의 초청장을 기다리고 있다는 소문을 듣는다. 이들의 모습은 '그때 그 시절의 향수'와 극장문화에 대한 추억을 불러일으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