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오클라호마 시티 연방청사 폭파사건을 담당한 콜로라도주 덴버의 연방 지방법원은 6일 이 사건의 주범 티모시 맥베이(33)의 사형집행 연기요청을 기각했다. 연방 지법의 리처드 메이치 판사는 이날 연방정부가 사건 관련문서들을 지난달까지 변호인측에 제시하지 않은 사실은 충격적이지만 새로 공개된 문서들이 맥베이의 유죄사실을 확인한 배심원의 평결을 변경하지 못한다고 지적, 맥베이측의 연기요청을 거부했다. 이에 따라 지난 1995년 4월19일 오클라호마시티 연방청사를 폭탄차량을 터뜨려 폭파, 168명을 숨지게 하고 수백명을 부상케 한 혐의로 사형이 확정돼 인디애나주 테러 호트 연방교도소에서 수감된 맥베이는 오는 11일 독극물 주사에 의한 사형에 처해지게 됐다. 메이치 판사는 "12명의 배심은 평결이 모든 상황하에서 정당하며 공동체의 양심으로서 도덕적 판단을 내린 것으로 믿고 있다"면서 사건과 관련됐을 가능성이 있는 다른 문서들이 발견됐다고 해도 맥베이가 사형에 처해져야 한다는 사실을 바꾸지 못한다고 밝혔다. 메이치 판사는 이 사건과 관련, 다른 사람들이 어떠한 역할을 했는지와 상관없이 "맥베이가 기소된대로 살인과 상해를 저지렀음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맥베이측 변호인단의 로버트 나이 변호사는 법원의 이러한 판결에 "매우 실망했다"면서 순회항소법원에 항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당초 지난달 16일이었던 맥베이의 사형집행일을 오는 11일로 연기한 후 두번째 연기에 극력 반대해온 존 애슈크로프트 법무장관은 "덴버 법원의 오늘 판결은 정의의 판결이다"면서 환영의 뜻을 표시했다. 이날 약 1시간여 진행된 사형집행 연기요청에 대한 심리에서 변호인측은 연방수사국(FBI)이 6개월 전 일부 사건 관련 문서들이 유보된 사실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맥베이에 대한 원래의 사형집행일을 6일 앞두고 변호인측에 제시하기 시작했다면서 이문서를 검토할 추가 시간을 부여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검찰측은 FBI가 유보하고 있던 인터뷰 보고서에 담긴 정보가 이미 재판 전에 변호인측에 제공됐다고 반박하고 맥베이에 대한 사형집행을 연기하는 것은 배심원의 "합리적이고 도덕적인 판단"을 지연시키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맥베이의 변호인단은 만일 지난 1997년 재판이 시작되기 전 FBI로부터 4천4백여쪽에 달하는 관련문서들을 제공받았을 경우 폭파사건에 중요한 역할을 한 다른 범인들도 밝혀낼 수 있었을 것이라면서 연방정부가 "법원을 기만"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워싱턴=연합뉴스) 신기섭특파원 ksshin@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