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엔 환율 하락과 물량부담이 환율을 소폭 가라앉혔다. 그러나 시장 재료나 수급상 두드러진 요인이 없는 가운데 위아래로 막힌 흐름이다. 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지난 금요일보다 2원 내린 1,283.40원에 오전거래를 마쳤다. 개장초 소폭의 오름세를 보였던 환율은 점차 물량부담을 느끼고 있다. 달러/엔의 움직임을 따르는 장세는 여전하며 달러팔자(숏) 마인드가 강화됐다. 오후에는 달러/엔의 급격한 반등이 이뤄지지 않는 한 분위기가 반전되기는 힘들며 업체의 이월 네고물량 공급에 따라 환율 하락은 힘을 실을 전망이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역내 거래자들의 NDF 정산관련 매도물량이 있고 업체물량이 얼마나 가세하느냐에 따라 낙폭이 정해질 것"이라며 "밑으로는 어느 정도 열려있으나 지난주에 확인한 것과 같이 1,280원에 대한 경계감이 있어 하락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래로는 1,280원, 위로는 오전중 기록한 고점인 1,287원을 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달러/엔 환율은 지난주 말 뉴욕장에서 119.19엔으로 마감했으며 이날 오전 도쿄장 초반 비슷한 수준을 거닐다가 구로다 발언을 계기로 119.45엔까지 올라서기도 했다. 구로다 일본 재무성 국제담당차관은 "유로화 약세는 펀더멘털을 반영하지 않고 있으며 달러, 엔에 대해 유로가 지나치게 약한 상태"라며 "유심히 외환시장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본 수출업체가 달러를 내놓음에 따라 118엔선 후반까지 되밀린 달러/엔은 119엔을 놓고 공방전이 벌어지고 있다. 유로화 약세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라 유럽중앙은행과 일본은행의 공동개입으로 엔화 매수세가 진정되지 않으면 현재 유로약세-엔강세는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시장은 개장초 달러매도초과(숏) 포지션이었으나 역내 NDF정산관련 매물과 네고물량이 가세하며 이를 채웠다. 역외세력은 초반 1억달러 이상의 매수에 나서고 지난주 외국인 주식순매도분에 대한 역송금수요, 정유사 결제수요 등이 있었으나 달러/엔 하락은 공급쪽에 무게를 실었다. 지난 금요일보다 0.60원 오른 1,286원에 한 주를 시작한 환율은 개장 직후 한동안 1,285.50∼1,287원 범위에서 오름세를 유지하다가 달러/엔 하락을 반영, 1,285원까지 내림세를 탔다. 이후 환율은 지난주 말 마감가를 축으로 치열한 공방전을 벌이다가 달러/엔이 119엔을 뚫고 내려서고 물량부담이 커지면서 1,283원까지 저점을 낮췄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