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가 컨페드컵을 기점으로 2002년 월드컵 진용 구성의 가닥을 잡았다. 월드컵 16강벽을 뚫으려는 히딩크 축구의 철학은 "깊이 생각하며 과감하게 움직이는 공격축구"로 요약된다. 프랑스같은 강호와 맞붙어도 주눅들지 않는 자신감과 풍부한 경험,상황 판단력이 히딩크호에서 가장 요구되는 덕목이다. 이런 맥락에서 본선무대를 누빌 대표팀은 황선홍과 홍명보가 공.수의 핵을 맡는 30대 안팎의 노장중심 체제가 될 공산이 크다. 우선 공격은 황선홍이 붙박이 원톱을 맡고 김도훈과 설기현이 컨디션과 상대에 따라 스트라이커로 나서는 대형이 될 전망이다. 허리는 상대팀 전략에 따라 전술에 변화를 주는 히딩크 감독의 스타일 때문에 변수가 많은 곳. 고종수가 왼쪽 날개,유상철이 공.수를 오가는 중앙 미드필더로 기용되는 것으로 가닥이 잡힌 듯하다. 이영표와 박지성의 경우 체력은 좋지만 세기가 부족해 잔류여부가 유동적인 상황. 히딩크 축구의 요체이자 월드컵 16강의 키워드인 수비는 홍명보가 스리백,혹은 포백라인의 중심축인 현 구도에 흔들림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골키퍼는 이운재가 김용대를 제치고 주전으로 사실상 낙점받은 상황. 이렇게 포지션이 짜여진다면 히딩크호는 주전 11명중 절반이상이 3년전 월드컵 멤버로 구성되는 꼴이 된다. 그러나 유럽무대에 적응중인 안정환과 이동국,일본의 최용수와 노정윤 등이 뒤늦게 눈도장을 받거나 제2의 송종국이 나타난다면 히딩크호의 면모에 다소 변화가생길 수 있다. 장유택 기자 chang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