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극도의 정체 속에 점점 하루 이동폭을 줄이고 있다.

환율변동요인은 개장가에 이미 반영된 채 장중 흐름은 여전히 달러/엔 환율을 추종하면서 무기력하게 가고 있다.

1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4.10원 오른 1,305.9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환율 이동폭은 전날의 3.90원보다 줄어든 3.50원에 불과했으며 1,306원대에서 거래가 가장 많이 체결됐다.

환율은 달러/엔에 대해 여전히 민감하며 거래자들도 달러/엔의 방향성이 혼미한 것이 환율 정체의 주요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시장에 솔솔찮게 외국인 직접투자자금(FDI) 유입 등의 달러공급요인이 커지고 있지만 쉽사리 달러팔자에 나서지 못하는 것도 달러/엔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엔만 따라다닐 뿐 시장거래자들이 워낙 소극적으로 거래에 나서고 있어 움직임이 제한될 수 밖에 없다"며 "아직 추세나 방향을 잡기에 뾰족한 변수가 나오지 않는 상황이라 다음주 15일 미국 금리를 결정하는 FOMC 회의이후에나 방향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달러/엔도 레벨마다 물량이 있어 쉽게 어느쪽으로 간다고 가늠하기 힘들다"며 "내일도 주말을 앞두고 비슷한 박스권 장세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중은행의 다른 딜러는 "국내문제만 놓고 보면 하이닉스 지원, 대우차 매각 등이 가닥을 잡아가고 FDI자금 등 분위기는 좋은 상황"이라며 "달러/엔이 위로 오르지 못하고 횡보하게 되면 연결고리를 끊을 수 있는 여건은 충분히 조성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내일도 비슷한 수준의 거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고 123엔까지 가면 1,315원도 바라볼 수 있으며 다시 121엔대로 내려서면 1,295원으로 미끄러 질 수도 있다"고 전했다.

▲ 오름세 유지한 달러/엔 = 달러/엔 환율은 9일 뉴욕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일본 경제개혁 조치의 지연 가능성 등으로 5일중 최고치인 122.18엔에 마감돼 도쿄장으로 넘어와 장중 약보합권에 머물렀다.

달러/엔은 122.20엔대를 주 무대로 닛케이지수의 변동을 따라 등락폭을 조절했다.

달러/엔은 한때 122.04엔까지 미끄러져 122엔을 위협했으나 이 선이 강력하게 지지되면서 오히려 재반등하는 양상을 보이며 오후 5시 12분 현재 122.20엔대를 가리키고 있다.

시장거래자들은 일본 경제펀더멘탈의 개혁정책 뒷받침여부에 회의적인 시각을 지니고 있으며 고이즈미 총리의 경제 회생 의지가 시험대에 올라 엔화약세쪽에 무게가 실린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닛케이지수는 이날 혼조세를 거듭하다 NTT도코모의 올해 수익 악화 예상이 악재로 작용하며 전날보다 0.48% 하락한 1만4,017.79로 마감했다.

업체들은 1,306∼1,307원대에서 네고물량이 소규모로 나왔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역외는 오전장중 매수에 잠시 나선 것 외에는 거의 관망세로 일관했다. 업체들도 외국인 직접투자자금 등의 유입 예상 등으로 달러팔자에 나서는 분위기가 조금씩 잡히고 있는 모습이다.

시장포지션은 균형이나 약간 달러매수초과(롱)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환율은 밤새 뉴욕장에서 달러/엔이 122엔대, NDF환율이 1,308원까지 오른 것을 반영, 전날보다 6.20원이나 높은 1,308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환율은 개장 직후 달러/엔 하락을 타고 1.304.50원까지 가라앉았으나 이내 반등, 1,306원대에서 주 거래되며 1,306.50원에 오전장을 마쳤다.

환율은 오전보다 0.50원 낮은 1,306원에 오후거래를 재개, 달러/엔이 122엔을 위협하는 수준까지 내려서자 1,304.70원까지 미끄러지고 달러/엔이 122.40엔대로 재반등하자 1,308원까지 튀어오른 범위에서 호흡 조절에 그쳤다. 1,306원대가 오후 주거래 범위.

장중 고점은 개장가인 1,308원이 유지됐으며 저점은 1,304.50원으로 등락폭은 3.50원에 불과했다. 등락폭은 지난 4일 12.50원을 기록한 이래 7일 8.80원, 8일 8원, 9일 3.90원으로 점차 줄어들고 있는 양상이다. 지난달 평균 하루변동폭이 11.16원이었음을 감안하면 크게 줄었다.

이틀 내리 순매수를 보였던 외국인은 이날 방향을 전환, 거래소에서 712억원의 매도우위를, 코스닥에서 4억원의 매수우위를 기록했다. 순매수 규모가 적어 환율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한 요인.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19억8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8억900만달러를 기록했으며 스왑은 각각 6억8,140만달러, 5억7,100만달러가 거래됐다. 기준환율은 1,306.20원으로 결정됐다.

한편 한국과 일본은 이날 호놀룰루에서 열린 아세안+한중일 재무장관회의에서 외화유동성위기에 대비하기 위해 맺은 기존 50억달러 통화스왑에 20억달러를 추가, 총 70억달러규모의 협정을 체결했다.

그러나 세계적인 신용평가기관인 S&P의 존 챔버스 국가신용등급 담당 이사는 "통화스왑이 IMF가 요구하는 조건을 무너뜨린다면 이는 오히려 후퇴하는 셈이므로 신용등급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통화스왑이)새로운 자금조달 수단임에도 이같은 계획이 외환위기 등에서 실제 실현될 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