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이 추가 자금지원을 받는 조건으로 채권단에 출자전환 동의서를 제출하고 오는 3월 정기주총 때 경영진을 재구성하겠다는 입장을 표명,수뇌부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현대건설의 김윤규 사장과 재무담당 최고경영자(CFO)인 김재수 부사장(현대그룹 구조조정위원장 겸임)이 그동안 수차례 사퇴 의사를 밝혔던 점에 비춰 전격 ''용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현대건설 부사장을 지냈던 김정국 전 현대중공업 회장,정훈목 전 현대건설 사장, 이병규 현대백화점 사장 등이 본인들의 의사와는 관계 없이 후임으로 거명되고 있다.

현대측은 그러나 최고경영자 교체는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에게 신임을 물어 결정할 문제라며 잔류 쪽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현대측은 현대건설의 강력한 구조조정을 이끌 구심점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주총에서 대표이사 회장직에 오를 것이 확실한 정몽헌 이사회 회장도 아직 교체 여부를 결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현대는 오는 3월초 시작될 영화회계법인의 실사 결과를 보고 출자전환 문제와 경영진 개편을 한꺼번에 처리하기를 내심 희망하고 있다.

여기에는 이번 추가자금 지원으로 자력갱생이 가능해질 것이란 판단도 깔려 있다.

올해 만기도래 차입금(3조9천7백억원)중 하반기에 만기가 돌아오는 3천억원에 대한 채권단의 추가 만기연장 여부가 남아 있지만 영업이익과 자구 등을 통해 올해 소요자금을 충당할 수 있는 만큼 경영 정상화가 가능하다는 판단이 내려지면 교체 문제도 수그러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이와 함께 정몽헌 회장이 출자전환 수용이라는 마지막 카드까지 꺼낸 상황인 만큼 시장의 신인도 제고 차원에서 정부와 채권단이 거듭 제기하고 있는 교체 요구를 이번에는 외면하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도 있다.

교체가 이뤄질 경우 김윤규 사장과 김재수 부사장이 동반 사퇴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관측이 강해 이 문제가 어떻게 귀결될지 주목된다.

문희수 기자 m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