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임러크라이슬러의 3대 주주인 커크 커코리언(83)이 최근 몇주일사이에 보유중이던 다임러크라이슬러 주식의 절반인 1천6백만주를 매각했다.

이에 따라 그의 주식수는 3천3백만주에서 1천7백만주로 줄었고 지분율도 3.3%에서 1.7%로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측근들은 커코리언이 몇주일 전에 매도가격은 알 수 없지만 6백만주를 팔았다고 말했다.

나머지 1천만주는 지난 12일께 주당 43∼44유로에 매각했다고 밝혔다.

커코리언의 이번 주식매각은 그가 대표로 있는 투자회사인 트래신더가 다임러크라이슬러를 대상으로 80억달러짜리 소송을 제기한지 불과 2개월도 안돼 이뤄졌다.

커코리언은 작년 11월 미 델라웨어주 윌밍턴 지방법원에 제출한 소장에서 "다임러가 크라이슬러와의 동등한 자격으로 합병됐다고 설명했으나 미국측 최고경영자(CEO)를 마음대로 교체하는 등 현상황은 전혀 그렇지 않다"며 "이는 주주들에 대한 명백한 기만행위"라고 주장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위르겐 슈렘프 다임러크라이슬러 회장은 지난해 11월 중순 커코리언의 대리인인 제임스 알지안을 만나 감독위원회(이사회) 자리를 제의했다.

하지만 이때는 이미 커코리언의 소송결심이 굳어진 뒤였다.

며칠 뒤인 11월24일 알지안은 다임러와 다임러 최대주주인 도이체뱅크 감독위원회에 이사직을 원치 않는다고 통보했고 트래신더는 3일 후에 소송을 제기했다.

측근들은 특히 다임러크라이슬러가 주주위원회를 해체하기로 한 결정에 대해 커코리언이 매우 분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커코리언은 지난 2년동안 다임러의 주가 하락으로 무려 20억달러의 손실을 입었다.

1999년 주당 1백8달러까지 치솟았던 주가는 소송을 제기할 때엔 40달러를 맴돌았다.

커코리언은 지분 축소에도 불구,소송을 강행한다는 입장이다.

트래신더의 법률가 테리 크리스텐슨은 "커코리언의 주식매각은 단순히 손실을 줄이기 위한 것일뿐"이라며 "결론이 날 때까지 단호하게 법정싸움을 계속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