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종금과 제주은행의 합병선언은 종금업계와 지방은행이 처해 있는 취약한 영업환경에서 살아남기위한 선택으로 볼수 있다.

두 회사가 본격적으로 논의를 시작한지 한달도 안돼 양해각서(MOU)를 교환한것은 그만큼 사정이 긴박했다는 뜻이다.

<>왜 합병하나=두 회사는 합병의 시너지(연쇄상승) 효과를 강조하지만 영업환경의 악화가 합병을 재촉한 것으로 보고 있다.

종금업계는 내년부터 시행될 예금자보호한도 축소 조치로 예금자들이 이탈하고 있는 데다 최근 새한그룹,현대그룹 사태이후 자금시장이 급속히 경색되면서 영업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김석기 사장은 "정부가 종금사 발전방안을 내놓았지만 지점하나 제대로 낼 수 없는 상황"이라며 "종금업무는 계속하고 싶은데 길은 안보이는 상황에서 찾은 돌파구"라고 털어놓았다.

제주은행측에서는 2차 구조조정이라는 태풍을 비껴가기 위한 묘책으로 풀이된다.

제주은행은 지방은행으로써 독자생존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국제결제은행(BIS)비율이 지난 3월말에 6.71%였다.

국제업무를 취급하지 않기 때문에 적기시정조치 기준인 8%를 맞추지는 않아도 되지만 열악한 자본구조임에는 틀림없다.

제주은행은 중앙종금과 합병을 통해서 자기자본비율을 10%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어떤 효과있나=양사는 "도매금융"와 "소매금융"간의 합병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또 영업적 한계를 떨쳐버릴 수 있다고 주장한다.

지점망이 적은 중앙종금은 30여개의 제주은행 네트워크를 이용할 수 있다.

제주은행은 CMA와 기업어음(CP),각종 투신상품등 금융상품을 지점을 통해 판매할 수 있다.

합병은행은 앞으로 10년동안 종금업무를 하게 된다.

규모의 경제도 기대할 수 있는 부분으로 꼽힌다.

합병은행의 자산은 4조2천7백91억원으로 전체 지방은행중 미들급이다.

외자확충등으로 자본을 확충하면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양사 합병시 정부의 지원도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렇게 되면 신인도를 높일 수 있다.

<>걸림돌은 무엇인가=일단 경영진 선임문제와 지분비율을 정하는 문제등이 향후 양사 합병과정에서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중앙종금측 관계자가 "계약상으로는 대등한 합병이지만 실질적으론 중앙종금의 주도하는 식"이라고 밝힌 부분은 향후 양사가 경영권 문제를 둘러싸고 이견이 있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양사의 이견이 커질 경우 계약은 언제든지 무산될 가능성이 있다.

<>정부의 입장은=정부는 일단 양사의 합병 내용을 면밀히 검토해 본 후 의견을 표명한다는 입장이다.

한 관계자는 "7일 오후에야 강중홍 제주은행장으로부터 합병추진 소식을 들었다"며 "내용을 구체적으로 파악한 후 지원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2월 발표한 종금사 발전방안에서 종금사가 은행과 합병할경우 후순위채매입과 부실채권인수등의 지원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어떤 파장효과 있나=이번 합병은 종금과 은행간 최초의 자발적 합병이라는 점에서 금융기관 구조조정에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양사간 합병이 성공할 경우 진로모색 문제를 놓고 고민중인 종금사들에게 영향을 줄 것이다.

김준현 박수진 기자 jh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