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키아벨리로부터 배우는 지도력
<>이율곡과 왕안석에게서 배우는 경제개혁의 지혜

---------------------------------------------------------------

"정상에 오르는 순간 부패와의 전쟁을 감행하라"

"언제라도 악을 행할 준비가 되어 있어라"

마키아벨리가 5백년전 군주들에게 던진 메시지는 정치뿐만 아니라 기업경영에도 곧바로 적용되는 명구들이다.

르네상스 시대 이탈리아 정치이론가의 교훈이 오늘날 글로벌 경제시대에 더 큰 울림으로 다가오는 근거는 뭔가.

아메리칸 기업연구소(AEI)교수이자 저명한 정치분석가인 마이클 레딘은 "마키아벨리로부터 배우는 지도력(원제:Machiavelli on Modern Leadership)"(김의영 외역,리치북스,8천5백원)에서 리더십의 본질을 흥미롭게 조명했다.

그는 정상에 오른 지도자가 치러야 하는 두가지 전쟁에 대해 얘기한다.

자신을 파멸시키려는 외부와의 전쟁과 스스로를 방종으로 이끄는 충동과의 전쟁이다.

군사전략도 마찬가지다.

포클랜드 전쟁에서 승리한 마가렛 대처와 이스라엘의 골다 마이어 수상,조지 워싱턴과 링컨 대통령이 성공한 리더라면 전쟁중에 여배우 지나 롤로브리지다의 미색에 빠져 패가망신한 시리아 국방장관 틀라스는 대표적인 실패자다.

마키아벨리의 "운명은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사람을 선호한다"는 말은 현대사회에서 "변화의 예술"로 이어진다.

저자는 변화의 유연성을 가장 잘 체화한 인물로 빌 게이츠를 꼽는다.

군사지도자이면서 정치적으로 성공한 조지 워싱턴과 아이젠하워 대통령도 여기에 든다.

"악을 행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는 논리는 냉철한 이성을 강조한 말이다.

팔레스타인 지도자 아라파트는 그런 점에서 마키아벨리만이 이해할 수 있는 아이러니의 주인공이다.

그가 중동평화협상을 이끈 것은 이스라엘에 대한 "피의 성전"을 선언한 이후였고 결국 그는 노벨평화상까지 받지 않았던가.

이밖에도 마키아벨리의 충고는 많다.

<>사랑의 대상이 되려고 무리하지 말고 차라리 두려움의 대상이 되라 <>사자와 여우의 속성을 동시에 지녀라 <>평화시에도 전쟁을 생각하라 <>정상에서 내려오는 순간 추종자의 배반을 각오하라 <>지지는 획득하기보다 유지하기가 훨씬 어렵다 <>원조로 적대관계가 호전될 것이라고 오판하지 말라.

마키아벨리즘은 흔히 권모술수주의로 치부되지만 "그의 인생은 사후에 새로 시작됐다"라는 평가처럼 참뜻이 왜곡된 경우도 많다.

저자는 이를 현대판 리더십과 접목시키면서 깊이있고 균형잡힌 시각까지 제공해준다.

이 책을 "이율곡과 왕안석에게서 배우는 경제개혁의 지혜"(심백강 저,청년사,1만2천원)와 비교해 읽는 것도 좋다.

심씨는 이율곡과 왕안석의 경제개혁사상을 눈여겨 살펴보면 21세기 경제발전의 청사진이 보인다고 말한다.

이율곡은 개혁을 추진할 특별기구를 설립하고 공공재정을 확충할 것을 강조했다.

왕안석은 도덕경제를 주창하며 통제.계획경제 체제를 주창했다.

그러나 이들의 개혁은 실패했다.

기득권 상실을 우려한 집권층의 원천봉쇄와 스스로의 급진성에 발목이 잡혔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들의 실패과정을 분석하며 개혁과 지도력에 관한 두가지 교훈을 제시한다.

첫째는 기득권층과 민중세력의 기대및 요구를 적절히 수용하고 조절하면서 점진적으로 밀고 나가는 게 필요하다.

둘째는 개혁의 목표와 내용 방법론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시대의 요구와 역사발전 추세에 부합돼야 성공한다는 것이다.

두 권 모두 선현들의 가르침을 텍스트로 삼고 있다.

진정한 리더십과 개혁론에 대한 동서양의 인식을 함께 살펴볼 수 있어 더욱 유익하다.

< 고두현 기자 kdh@k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