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판매사업으로 세계 다섯번째의 갑부가 된 약관 35세의 시게타
야스미쓰 히카리통신 사장.

미국의 경제지 ''포브스''가 지난해 11월에 발표한 시게타 사장의 순자산은
주식가치 기준으로 무려 2백50억달러(2조6천억엔)에 달한다.

그가 창업한 히카리통신의 지난해 11월말 싯가총액은 4조9천4백51억엔.

도쿄증시 1부 상장사중 12위에 올랐다.

그러나 그후 주가가 계속 올라올 2월말 현재 싯가총액은 6조4천7백43억엔
으로 늘었다.

석달동안 1조5천억엔이 불으면서 도쿄미쓰비시은행 도쿄전력 도시바 등을
제치고 9위로 올라섰다.

시게타 사장은 도쿄 출신으로 부친과 형이 변호사인 집안에서 성장했다.

니혼대학 경제학부를 중퇴, 86년 3월 전화관련회사에 취직했다.

그러나 4개월만에 그만두고 87년 3월 OA(사무자동화)기기 및 전화기판매
회사를 차렸다.

88년 2월 회사이름을 주식회사 히카리통신으로 바꾸고 사장에 취임했다.

22세때였다.

설립후 8년만인 96년 2월 장외시장에 주식을 공개했다.

31세로 기업공개 최연소 기록을 세웠다.

99년 9월에는 도쿄증시 1부에 상장했다.

설립 12년만에 상장기업으로 키워냈다.

99년 8월 결산기의 매출은 2천5백92억엔.

전기에 비해 62.4%가 늘어났다.

경상이익 또한 2백6억엔으로 1백3%나 늘었다.

12기 연속으로 매출과 이익을 늘려 왔다.

히카리통신의 주요 수입원은 휴대단말기를 팔면서 통신회사로부터 받고
있는 두가지 수수료.

휴대전화 판매때 받는 접수 수수료와 통화요금에서 떼는 스톡 수수료가
바로 그것이다.

부문별 매출은 상품판매가 48.2%, 접수 수수료가 47%, 스톡 수수료가 4.7%,
공사매출이 0.1%.

두가지 수수료 수입이 전체의 51.7%(1천3백39억엔)에 이른다.

신규 가입계약때 들어오는 접수 수수료는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해 대리점에
장려금으로 대부분 지급된다.

그러나 스톡 수수료는 고스란히 수입이 된다.

한 대를 팔때 부담하는 비용은 평균 4만3천엔.

그 대신 고객이 이용한 통화료에 따라 대당 월평균 3백엔을 5~10년에 걸쳐
전기통신회사(캐리어)로부터 받게 된다.

히카리통신의 고수익의 비밀이 바로 여기에 있다.

수수료 비즈니스는 막강한 판매력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히카리통신의 휴대전화 판매점인 "힛트 숍(HITSHOP)"의 점포수는
1천8백여개.

지난 1년동안에만 3배 이상 늘어났다.

"휴대폰 무료제공"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우후죽순처럼 늘어난 것이다.

싯가총액 1위인 NTT도코모의 휴대전화 판매점인 "도코모숍"을 점포수에서
앞질렀다.

히카리통신이 수수료 수입에만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인터넷 관련기업에 대한 투자사업도 본격화하고 있다.

국내 인터넷 미공개기업을 대상으로 한 벤처투자기금(총액 3백억엔)을
지난해 9월 설립했다.

중국의 휴대전화업체 등 국내외 60여개사에 출자하고 있다.

히카리통신은 승승장구해 왔다.

그러나 최근들어 풀어야 할 숙제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수수료 수입문제를 우선 꼽을 수 있다.

올 10월 DDI IDO KDD 등 통신3사가 합병, 새로운 DDI가 탄생한다.

합병으로 리스트럭처링이 불가피하다.

히카리통신의 수수료 수입이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다.

통신회사들의 수수료에 대한 불만도 가중되고 있다.

"접수 수수료의 지불은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휴대전화의 통화요금으로
부터 대당 월 3백엔씩 계속 수수료를 지불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논리다.

통신회사들은 히카리통신의 판매방법에도 문제를 제기한다.

"휴대전화를 공짜로 구입한 소비자가 의무기간인 3개월만 이용하고 해약해
버리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다"는게 이들의 지적이다.

히카리통신은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한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올해안에 휴대전화 판매점을 3천개로 늘릴 예정이다.

휴대전화 외에 무료PC 등 정보통신 관련 제품도 판매하는 "정보통신편의점"
을 장기목표로 설정했다.

광통신사업과 상승효과를 거둘 수 있는 정보통신기업의 인수도 검토중이다.

다른 산업에서도 휴대전화 비즈니스에 직결되는 분야가 있다면 국적에
관계없이 인수합병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시게타 사장이 한국계 손정의 사장과 쌍벽을 이루는 인터넷 재벌로 자리를
굳힐지 주목된다.

< 도쿄=김경식 특파원 kimks@dc4.so-net.ne.jp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3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