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19일 국회에서 3당 총무회담을 열고 선거구 재조정 작업을 벌일
"선거구 획정위원회"에 인구 상.하한선 및 지역구 의석수 등을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키로 했다.

여야는 당초 인구 상.하한선 등 주요 지침을 미리 합의해 획정위에 제시
하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정치권이 핵심 사안을 미리 결정하면 획정위의
중립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돼 이같이 결정했다.

이에 따라 획정위는 당초 여야가 합의했던 인구 상.하한선 문제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게 됐으며 인구 기준일과 개별 지역선거구를 획정하는 일도 담당하게
돼 선거구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여야는 또 이날 회담에서 현역의원 3명과 외부인사 4명으로 위원회를
구성키로 했으며 현역 의원으로는 지금까지 정치개혁 협상을 담당해온
국민회의 이상수, 한나라당 변정일 의원을 내정했다.

자민련은 당 선거기획단장을 맡고 있는 김학원 의원이 거명되고 있다.

외부인사의 경우 학계 대표로는 한국정치학회, 법조계는 대한변호사협회,
시민단체는 총선시민연대, 언론계는 편집인협회에 각각 3배수 추천을 의뢰해
이 가운데서 여야가 단체별 1명씩을 선정하기로 합의했다.

획정위 활동 기간이 21일부터 27일까지 1주일로 돼있어 경험이 있는 인사가
참여해야 한다는데 여야가 공감하고 있어 지난 95년 위원으로 참여했던
이세중 변호사, 조창현 한양대 교수등이 후보로 거명되고 있다.

국민회의 박상천 총무는 "획정위가 지역 선거구를 결정하면 추후 여야가
비례대표 의석수를 확정키로 했으며 국회의원 정수는 2백99명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해 지역구 의석이 줄어들면 비례대표 의석이 그만큼
늘어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여야는 그러나 획정위 운영 방식과 관련, 3분의 2이상의 찬성으로 안건을
의결하자는 여당의 입장과 전원합의제로 운영하자는 야당 주장이 맞서 결론을
내지 못했다.

한편 선거구 획정위는 여야가 도농복합선거구(원주 군산 순천 경주) 분구
방침을 철회한다고 공언한 만큼 이를 받아들일 것이 확실시 된다.

또 당초 여야가 합의했던 인구 상.하한선(7만5천,30만)과 인구기준일(99년
9월30일)도 조정할 가능성도 있다.

인구 상.하한선을 그대로 유지하더라도 인구 기준일을 99년 12월말로
조정하면 부산 남구와 경남 창녕이 통폐합 대상이 된다.

그러나 획정위가 인구 상.하한선을 대폭 조정하면 비례대표 의석이
늘어나기 때문에 한나라당이 이에 강력 반발할 것으로 보여 선거구 조정
작업은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 정태웅.김남국 기자 nkkim@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