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랄 창업주이자 CEO(최고경영자)인 쟌 프랑코 바리쨔(Gian Franco Barizza)
사장은 이탈리아 패션계에서 "위대한 아버지(grand father)"로 통한다.

폭넓은 인관관계와 업계 원로로서 이탈리아 패션계에서 차지하는 그의
비중을 잘 나타내 주는 표현이다.

그는 "패션이란 인간존중에서 나온다"는 철학을 갖고 있다.

이 철학은 옷을 만들거나 사람을 대할 때, 심지어 공장을 짓고 보수하는
사소한 일에도 적용된다.

그는 출근하자마자 고무로 두껍게 덧댄 통굽신발로 갈아 신는다.

공장 구석구석을 돌아보기 위한 채비다.

봉제공장 직공으로 출발해 오늘의 포랄을 만들기까지 생산현장에 쏟아 부은
그의 땀과 열정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다.

바리쨔 사장도 다른 이탈리아 회사들처럼 패밀리식 경영방식을 취하고 있다.

자유분방하면서도 특유의 카리스마로 몰아 붙이는 추진력이 대단하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그는 "회사는 직원들이 일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줘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래서 호텔수준의 직원식당과 맞벌이 부부를 위한 사내 유아원 등을 갖춰
놓았다.

거래처 인사들이 회사를 찾으면 편안하게 쉴수 있게 사내 호텔도 운영하고
있다.

바리쨔 사장은 어패럴 회사 사장답게 젊은 경영 마인드를 갖고 있다.

나이(62세)가 무색할 정도다.

패션 흐름을 읽는 그의 능력은 20,30대 못지 않을 정도로 탁월하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직원들과의 대화는 물론이고 동종업계 사람들과 자주 만나 정보를 얻는다.

이런 연유로 그는 이탈리아 남성복 전시회인 "피띠 우오모"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또 그가 제안한 트렌드는 큰 관심을 불러일으킨다.

바리쨔 사장은 평생직장을 강조한다.

패션업체 경쟁력의 본질은 장인정신이라는 점을 잘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 자신도 디자이너나 모델리스트, 기술자들이 수십년씩 이직없이 포랄에서
일하도록 신경을 쓰고 있다.

이들의 노하우는 결국 포랄을 이탈리아 최고의 기술력을 가진 업체로
인정받게 만들었다.

요즘 그는 브랜드 파워를 가진 패션회사로 거듭나기 위해 경영인재를
영입하는 작업에 한창이다.

< 박기호 기자 khpark@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