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포그코트를 생산하는 런던포그인더스트리가 27일 미국 연방지방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이에 따라 75년 전통의 런던포그가 존폐의 기로에 서게 됐다.

레인코트의 대명사 런던포그는 지난 22년 미국 볼티모어에서 탄생했다.

런던포그 코트를 만든 회사는 메이코버-로덴이라는 이름의 조그만
기업이었다.

그후 런던포그가 유명세를 얻기 시작하자 30년대초에 아예 회사명칭을
"런던포그인더스트리"로 바꿔 오늘에 이르고 있다.

창업자는 변호사 출신의 이스라엘 마이어스.

그는 15년간의 연구개발 끝에 지난 53년 방수기능이 부가된 신제품을
내놓았다.

이는 레인코트 분야에서 하나의 혁신이었다.

비에 젖어도 털어내기만 하면 되는 코트가 나온 것이다.

이후 볼티모어지역은 "레인코트의 세계수도"가 됐다.

회사는 레인코트를 주축으로 외출코트 스포츠웨어등 다양한 상품에
도전했다.

런던포그외에 타운 퍼시픽트레일 블랙도트 등으로 브랜드를 늘려 나갔다.

브랜드 확장전략은 그러나 60년대이후 저가의 해외 의류제품이 미국시장에
들어오면서 난관에 부딪쳤다.

회사는 아웃렛상점과 백화점을 직접 경영하는 등 유통채널을 확보하는
전략으로 맞섰다.

하지만 유통업계의 구조적 변화속에서 전문유통업체나 후발주자들의 추격을
뿌리치진 못했다.

지난 90년대초 외국산 저가의류의 2차공세를 계기로 회사는 파산직전에
몰렸다.

경영권은 몇개의 금융회사로 구성된 컨소시엄으로 넘어갔다.

메릴랜드와 버지니어에 있던 5개 공장의 문도 닫아야 했다.

회사는 인력을 줄이고 주정부등의 후원금(1백80만달러)으로 재기에 나섰으나
이미 퇴락하고 있던 사운을 돌려놓지는 못했다.

97년에는 미국에 남은 마지막공장인 메릴랜드봉제공장도 폐쇄했다.

이번 파산신청서에 따르면 회사는 20여개 기업들로 구성된 주채권단에
1억1백만달러의 빚을 지고 있다.

작년말 현재 세계적으로 1천5백명정도의 종업원을 두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3억3천5백만달러였다.

이제 파산보호신청을 계기로 한때 코카콜라에 버금가는 브랜드파워를
지녔던 "런던포그"가 살아날수 있을지가 최대 관심사다.

채권단은 일단 회사측의 파산보호신청을 환영하면서 부채재조정 협상에
적극 응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따라 런던포그는 파산보호신청을 계기로 절명의 위기에서 소생을 노릴수
있게 됐다.

< 박재림 기자 tre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