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사이버 주식거래가 하루 2조원에 달하고 전체 주식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0%에 육박해 이 분야 최고수준인 미국을 능가할 정도라고
한다.

또 작년말 22만개에 불과하던 사이버 전용 계좌수는 8월 현재 1백18만개를
기록, 단기간에 5백%나 증가했다는 얘기다.

사이버거래 수수료가 일반거래의 5분의1까지 낮아졌고 멀지않은 장래에
수수료를 아예 받지 않는 사이버전문 증권사까지 등장할 예정이라고 하니
증권시장에서 만큼은 21세기형 사이버 시대가 활짝 열린 셈이다.

사이버 주식거래의 이같은 성장세는 그것 자체로 우리사회의 정보화 수준을
크게 높이고 "인터넷 세상"의 실현을 앞당길 것이라는 점에서 긍정적 측면이
매우 크다.

또 일반 상품 분야의 전자상거래 활성화에도 촉매역할을 하면서 정보화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데도 기여할 것이 기대된다.

그러나 사이버 주식거래는 증권투자가 갖는 고유한 속성으로 인해 부정적인
요소도 결코 적지 않게 내포하고 있는 만큼 투자자 자신의 충분한 주의는
물론 관련기관들의 적절한 대책도 동시에 요망된다.

일반 상품 분야는 사이버 거래라고 해서 특별히 소비 유발적이지는 않다고
하겠지만 사이버 공간에서의 주식 거래는 간편성과 신속성, 정보의 동시성,
게다가 수수료마저 낮아 투기적으로 흐를 가능성이 매우 높은게 사실이다.

계좌수로 따져 10%에 그치는 사이버 증권인구가 전체 매매의 30%를 차지한다
는 사실 자체가 이미 사이버 투자자들의 투기성을 입증하고 있는 셈이지만
하루에도 수십, 수백회씩 주식을 매매하는 소위 데이 트레이딩(day-trading)
에까지 이른다면 문제는 그리 간단치 않다.

최근 미국 SEC(증권거래위원회)와 의회가 "스캘퍼(scalper)"라고 부르는 약
6천명의 전문 데이 트레이더들이 야기하는 문제들에 대해 심각한 토론을
벌이고 있는 것은 우리로서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지나친 데이 트레이딩으로 불과 한나절이면 전재산을 날리는 일도 허다하다
는 미국의 사례가 강건너 불만은 아니다.

증권거래의 사이버화는 그 속성상 증권투자 패턴을 단기화 투기화할 가능성
이 매우 높다.

그만큼 투자자들 스스로가 자신의 투자원칙을 분명히 세워야 할 것이다.

증권사와 거래소도 거래정보의 비밀유지등 보안문제가 과연 충분히 정비되어
있는지 또 시스템 오작동 등에 대한 비상대책이 마련되어 있는지를 점검해야
할 것이다.

특히 감독원은 사이버 거래에 의한 불공정 행위와 가격왜곡 등에 대한 감시
시스템이 충분히 가동되고 있는지를 세심히 따져 철저한 대비책을 세워두어야
할 것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