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수익률이 9개월여만에 다시 두자릿수로 오른 것은 우려해야할 일이다.

금융시장 불안에 따라 실세금리가 오르고 있고 또 그것이 새로운 불안을
가중시키는 양상이기 때문이다.

경기회복세, 미국 금리인상 움직임등도 최근의 금리상승을 부추기는 요인
으로 작용했다는 주장이지만 무엇보다도 대우사태가 자금시장의 불안을
촉발시켜 금리를 끌어올린 것은 너무나 분명하다.

이달들어 지속적으로 오름세를 보여온 금리는 특별한 대책이 없는한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채권시장에서 사자는 쪽이 자취를 감춘 현상은 바로 그런 점에서 당연하다.

MMF에 가입한 개인고객들에게 대우채권 편입액의 95%까지 환매해주기로 했기
때문에 투신사들이 그 자금마련을 위해 금주에는 팔자물량을 더 늘릴 것이고
보면 채권시장 수급불균형은 더욱 두드러져 금리상승세를 더욱 가파르게 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이달들어 10조원이상 줄어든 공사채형 수익증권판매는 한동안 투신쪽으로
집중되는 양상이었던 자금흐름이 전면적으로 바뀌고 있음을 말해준다.

여기에 겹쳐 대우계열사및 협력업체의 심각한 자금난이 지난주부터 표면화
되고 있어 문제는 더욱 복잡하다.

금주부터는 조업중단 위기에 몰릴 대우계열사및 협력업체가 적잖게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나 아직까지 이렇다할 대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

대우 구조조정이 빠른 시간내에 가시적인 성과를 나타낸다면 얘기는 달라지
겠지만, 그런 기대는 애당초 무리다.

외자유치를 위해 대우측이 GM 등 외국투자자와 교환한 MOU(양해각서)가
실질적인 효력을 나타내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그것도 대우 상황이 더 악화되지 않는 경우에나 가능하다.

은행들의 어음할인및 DA어음매입기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우계열사및
협력사들이 과연 그때까지 어떻게 견뎌나갈 수 있을지, 기아계열사및 협력사
처럼 장기화한다면 그 파장이 얼마나 엄청날지 정말 걱정스럽기만 하다.

재경부와 금감위는 현재의 자금시장상황과 그 원인이 되고 있는 대우문제에
대해 좀 더 확고하고 분명한 대책을 내놔야 한다.

오늘 은행 증권 투신사 대표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릴 금감위원장주재
간담회는 바로 그런 점에서도 주목거리다.

그동안 되풀이해온 의례적인 "당부"가 아니라 실효성있는 대책을 마련하길
기대한다.

대우협력업체들이 원활하게 어음할인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할 것이고,
투신사지원도 강화돼야 한다고 본다.

자금시장 불안의 결과이자 새로운 원인이 될 두자릿수 금리를 방치해선
안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