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에는 생존이 최우선 목표였습니다. 이 때문에 4백27명의 사원중
77명이 회사를 떠나야했습니다. 상여금도 9백%에서 6백%로 삭감하는 등
복리후생 수준도 낮췄야 했지요. 여러분에게까지 고통을 분담케해
죄송합니다"

문주호 한솔포렘 대표이사는 지난 1월 1일 이같은 편지를 모든 사원
가족에게 보냈다.

한솔포렘은 가구와 포장재, 건축자재로 쓰이는 중밀도섬유판(MDF)와
파아티클보드(PB), 제재목을 생산하는 건축장식자재업체.

이 편지에서 문 사장은 남편과 자식의 노고를 격려한뒤 올해를 흑자 전환의
원년으로 만들자고 다짐했다.

"올해부터 영업이익 3백3억원의 10%를 초과달성하는 "EX-333운동"을
시작합니다. 연간 상여금도 성과급을 포함해 5백%에서 1천%까지
지급하겠습니다"

문 사장의 약속은 실천됐다.

지난 3월과 6월말에 각각 1백50%의 성과급을 줬다.

목표보다 이익을 34%가량 더 냈기 때문이다.

이같은 경영방침은 사원과 간부들간의 워크샵과 회사내 공모를 통해 결집된
의견을 문 사장이 받아들여 결정됐다.

이와 관련, 사원대의기구인 한림회가 올해 상여금 2백%를 추가반납하겠다고
제의하자 회사측은 경영성과와 연동한 성과급제라는 선물로 화답했다.

지난해 2백80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지난 91년 창업이래 흑자를 내지
못했던 한솔포렘이 "백조"로 변신한 이유는 뭘까.

물론 올들어 경기가 호전된 영향이 있다.

그렇지만 노사가 "한솔은 사람이다"라는 인본주의 경영이념과 "열린 경영,
참여경영"이란 경영철학을 체득, 호기를 제대로 살릴수 있었다는 게 더 큰
이유다.

익산공장내 제재목라인 운전실이나 자재수입검사장에는 종업원 1명만 근무
한다.

그런데도 별도의 에어컨을 가동한다.

한림위원 4명은 생산현장에서 일하면서도 분기별로 이사회 등에 참석,
경영상황을 듣는다.

공장장은 지난 97년 하반기부터 매월 한차례씩 생일을 맞은 근로자들과
생일파티를 열고 있다.

한솔포렘은 이같은 노사협력을 바탕으로 21세기 초우량환경기업으로 도약할
계획이다.

< 익산=최승욱 기자 swchoi@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