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흐름에 따른 숫자의 변화가 관심의 대상이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그 관심의 대상이 되는 숫자가 퍼센트(%)로 표시된 것일 때에는 이
퍼센트의 변화를 "퍼센트 포인트"로 표현한다.

실업률이나 시장점유율 이자율 등의 변화가 여기에 해당된다.

퍼센트를 직접 비교할 때 만약 기준이 같다면 퍼센트를 보통의 숫자와
마찬가지로 서로 더하거나 뺄 수 있다.

이 때 두 퍼센트의 차이(혹은 변화)를 퍼센트 포인트라고 한다.

퍼센트 포인트는 방송이나 신문의 기사에서 각종 수치의 변화를 이야기할
때 자주 등장한다.

그러나 퍼센트와 퍼센트 포인트는 간단한 개념인데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혼동하고 있으며 신문기사에서도 %포인트를 그냥 %로 잘못 사용
하는 경우를 흔하게 볼 수 있다.

일본 중앙은행이 엔고의 행진을 막기 위해서 재할인율을 1.75%에서 1.0%로
인하한다는 발표를 한 뒤에 우리나라의 한 일간지는 "재할인율 0.75% 인하-
일, 엔고 긴급대책 발표"라는 제목으로 1면 머릿기사를 실었다.

0.75%포인트를 그냥 0.75%라고 혼동하여 제목을 뽑은 것이다.

실업률 계산의 기준이 되는 노동가능인구 수는 단기적으로는 거의 비슷
하므로 실업률의 변화는 그 차이를 직접 계산해서 퍼센트 포인트로 표현한다.

가상적으로 실업률이 2.1%에서 3.2%로 증가했다고 하자.

이 퍼센트의 변화는 다음과 같이 두가지 방법으로 표시할 수 있다.

"실업률이 1.1%포인트 증가했다" 혹은 "실업률이 52% 증가했다".

이 두가지 표현은 모두 정확한 표현이다.

그러나 우리에게 주는 인상은 물론 크게 다르다.

둘중의 어느 표현을 선택하는가는 말하는 사람이 듣는 사람에게 어떤
인상을 심어주기를 원하느냐에 달려 있다.

첫번째 방법은 실업률이 약간만 올랐다는 인상을 주는 반면에 두번째
방법은 기준이 같을 경우 퍼센트의 퍼센트를 구할 수 있으므로 실업률이
52% 증가했다고 표현한 것이다.

3.2%에서 2.1%를 뺀 1.1%를 2.1%로 나누면 0.52, 즉 52%가 늘어났다는
계산이 나온다.

실업이 크게 증가했다며 정부의 경제정책을 비판하고 싶은 사람은 아마
두번째 표현을 선호할 것이 당연하다.

이 표현은 실업자가 될 확률이 52% 증가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김진호 < 국방대학원 교수 gemkim@unitel.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