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호 신약개발을 목전에 둔 우리나라 의약산업은 외국수준과 비교하면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외국의 경우 이미 농업분야에서만 장기보존이 가능한 토마토성장호르몬 등
21개 품목을 상업화했다.

또 생물농약 신종자등 25개 품목이 시장에 선을 보이고 있다.

이렇게 볼때 우리 의약산업수준은 최소한 10년 이상 뒤처져 있다는게 업계의
솔직한 진단이다.

미국은 88년 생명공학 경쟁조정법을 제정했고 92년에는 생명공학을 21세기
사회경제주도분야로 선정했다.

이 계획에 따라 95년에만 총 45억달러가 투자됐다.

독일도 이미 70년대부터 생명공학 6개년 계획과 "바이오테크놀로지 2000"
이라는 정부프로그램을 추진해 최근 6년동안 총 28억 마르크를 투입했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 20여명의 중앙부서 공무원이 생명공학육성분야를
전담하고 있다.

과기청 통산성 농림수산성 후생성을 통해 96년에만 모두 2천50억엔을
쏟아부었다.

이에 비하면 지난 83년 생명공학에 대한 육성법을 제정, 93년 범정부적
생명공학육성기본계획을 수립한 우리나라의 경우 이제 막 1호 신약 개발을
앞두고 있는 상태다.

정부지원도 아직 1억달러에 못미치고 민간부문을 합친 총 연구개발비도
미국의 1.5%에 불과하다.

민간 분야도 아직 걸음마 단계.바이오테크를 10년전부터 추진해온 LG화학
제일제당 녹십자만이 손익분기점을 넘긴 상태다.

우리나라가 21세기에도 계속 후진국의 멍에를 지게 된다면 이는 바이오테크
분야의 후진성때문일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을 정도다.

다행히 최근에는 정부에서도 생명공학분야의 중요성을 인식하기 시작하면서
97년 총 1천7백17억원규모의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과학기술분야 정부예산 증가율 25.8%의 약 1.5배에 달한다.

한국 생물산업협회조사에 따르면 지난 96년 국내생물산업제품 시장규모는
개발제품과 수입제품을 합해 3천2백85억원 정도다.

같은해 산업계 생물산업 부분의 연구개발비는 1천2백52억원, 시설투자비는
5백17억원으로 우리나라 산업계 전체 연구개발비 5조9천3백88억원의 2.1%로
집계됐다.

그러나 해마다 연구개발비가 매년 20%가량 증가하고 있고 연구인력도 꾸준히
늘어나는등 우리 생물산업의 잠재력도 점차 커지고 있다.

국내 바이오테크 관련 학자들도 우리나라의 가능성에 대해 긍정적이다.

기초기술은 약해도 응용기술로 승부를 걸 수 있는 것이 바이오테크의 강점
이라는 것.

특히 발효기술의 경우 국제적 수준에 도달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들이 바이오테크분야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리면서 시장규모도
급신장하고 있다.

지난 92년 9백65억원인 시장규모가 2000년에는 3조2천억원으로 30배이상
불어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 이심기 기자 sgle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