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기기 분야에도 공격경영 바람이 세차게 불고 있다.

이 분야의 대표 품목은 복사기 팩시밀리 프린터.

간판격인 복사기는 외환위기 여파로 지난해 내수규모가 44.6% 줄어든
5만9천대에 그쳤다.

올해도 예년수준에 훨씬 못미쳐 작년보다 고작 4.4% 증가할 것으로 전망
되고 있다.

따라서 내수점유율 확보와 수출확대가 경영전략의 골격을 이루고 있다.

이 분야에 진출한 외국계 기업은 롯데캐논과 한국후지제록스(코리아제록스
에서 3월말 사명변경).

롯데캐논은 롯데와 캐논의 합작법인이며 한국후지제록스는 한.일합작에서
일본 후지제록스의 단독 투자로 전환한 업체다.

롯데캐논은 4월중 디지털복사기 생산을 시작한다.

비록 후발로 참여하지만 고해상도로 승부를 걸어 돌풍을 일으킨다는 전략
이다.

월 생산량은 2천~3천대.

월 5천대를 생산하고 있는 아날로그 복사기의 절반수준이다.

디지털복사기는 6월부터 미국에 수출하고 9월부터 내수에 참여한다는 일정
을 잡아놓고 있다.

롯데캐논의 디지털제품 생산은 단순히 한가지 품목을 늘리는 차원을 뛰어
넘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캐논이 비로소 롯데캐논을 전략적으로 중요한 기지로 인식하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

디지털제품은 부품이 3천5백개 들어간다.

1천5백개인 아날로그에 비해 기술이 훨씬 어려운 것.

마치 초등학생과 대학생에 비유할수 있다.

이런 기술을 소화할수 있는 파트너로 본 것이다.

캐논에서 개발하는 신제품에 대해 금형및 각종 부품을 한국에서 동시에
생산하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

한국의 축적된 기술력을 최대한 활용해 세계시장 공략의 기반으로 삼겠다는
것.

특히 디지털복사기는 단순히 복사기 개념에서 한차원 뛰어넘어 팩시밀리
프린터 겸용으로 확장해 쓸수 있다.

예컨대 복사기에 팩스보드를 장착하면 팩스겸용이 되며 프린터를 내장하면
프린터 기능도 갖추게 된다.

이들 제품 역시 올해중 출시하게 된다.

생산제품 확대를 위해 올해 90억원을 투자키로 했다.

지난해 투자액의 3배에 이르는 것.

공격경영에 나서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매출목표는 작년보다 32% 늘어난 1천6백억원으로 잡았다.

이중 수출은 3백억원으로 작년보다 50% 늘려 잡았다.

투자 품목 수출 등 3대부문의 확대를 통해 올 경영을 풀어나가겠다는 구상
이다.

수출은 미국 등 특정지역 편중에서 벗어나 동남아 인도 유럽 등지로 다변화
할 계획이다.

생산제품 확대에는 프린터시장에의 재참여가 포함돼 있다.

캐논은 레이저빔프린터 분야에서 세계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기업.

하지만 한국에는 수년전 상륙했다가 철수한 상태.

올해 재도전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한국후지제록스는 지난해 큰 고비를 맞았었다.

외환위기로 경영여건이 악화된데다 한국측 파트너인 동화산업이 후지제록스
에 지분을 전부 넘기는 등 사내외적으로 큰 변화를 맞았었다.

이에따라 매출이 1천5백85억원으로 94년 수준으로 떨어졌다.

올해는 심기일전해 재도약에 나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이를위해 두가지 경영전략을 확정했다.

디지털분야에서 최고업체로 도약한다는 것과 수출확대를 통해 경제위기
극복의 선봉에 선다는 것.

다카스기 회장은 이를 구체적으로 실현하기 위해 네가지 중점실시 사항을
임직원에게 시달했다.

첫째가 "K-NET" 전략.

경쟁사인 신도리코와 롯데캐논은 대리점만 운영하는데 비해 한국후지제록스
는 대리점과 직판체제라는 2원화된 유통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고객을 세분화해 두채널의 특장점을 살려 나간다는게 이 전략의 골자다.

둘째 새로운 솔루션 시장의 개척.

타사와 차별화된 상품인 도큐테크 도큐컬러 등 경쟁력있는 기종의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시장을 장악한다는 전략이다.

셋째 수출확대.

수출을 제2의 중심축으로 삼고 미국 인도 러시아 중국 등지로 시장을 넓혀
가기로 했다.

넷째 재무구조개선.

영업과 공장 수출 등 부문별로 잘게 나눠 이익을 관리하고 현금중시경영을
도입키로 했다.

이런 전략으로 올 매출을 작년보다 20% 늘어난 1천9백2억원으로 끌어
올리기로 했다.

이중 수출은 4백50억원으로 잡았다.

< 김낙훈 기자 nh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