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노사가 과거 자신들의 노사문제를 감독했던 근로감독관들을 한자리에
초청, 노.사.정간의 화합을 다지는 행사를 갖기로 해 화제가 되고있다.

현대전자(대표 김영환) 노사는 16일 과거 회사를 담당했던 근로감독관 38명
을 초청해 감사의 뜻을 전하는 홈커밍데이(Home Coming Day)를 연다.

이 회사는 지난 83년 공장을 설립한 이후 단 한번도 노사분규가 없었던
모범사업장.

이번 IMF위기에서도 노사가 공동으로 임금동결과 상여금 1백%반납을 결의
하고 경영위기 극복을 위한 실천운동을 전개하는 등 고통분담을 통해 위기를
극복해 나가고 있다.

지난 95년에는 산업평화의 탑 대통령상을 수상했고 97년에는 노사협력우량
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정주영 명예회장은 현대자동차 등 강성 노조의 노사분규로 시달릴
때마다 "다른 회사들도 현대전자같았으면 얼마나 좋겠느냐"며 탄식을 하곤
했다.

이번 행사도 오랫동안 노사분쟁현장에서 고생하는 근로감독관들의 짐을
덜어주자는 노조의 제안을 회사측이 흔쾌히 받아들여 성사됐다.

김만재 노조위원장은 "그동안 근로감독관들이 분쟁을 조정하느라 많은
고생을 했는데도 제대로 고마움의 표시를 하지 못했다"며 "서로 화합하고
격려하는 차원에서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현대전자는 이날 역대감독관들에게 감사패를 전달하고 그동안 직원들의
월급봉투에서 1천원미만을 떼어 모은 적립금 1천만원을 실업기금으로 노동부
에 전달할 계획이다.

성남지방노동사무소 신복식 근로감독관은 "처음에는 회사측의 제안을 받고
오해의 소지가 있어 망설였으나 노조가 적극적으로 추진한다고 해서 참석키로
했다"며 자리를 마련해준 현대전자측에 고마움을 표시했다.

< 김태완 기자 tw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