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달러라도 더"

수출 주무부처인 과천 산업자원부의 1층 수출입종합상황실엔 연말이
다가올수록 긴장감이 돌고 있다.

박태영 산자부 장관은 수시로 상황실에 들러 팔을 걷어붙인채 수출목표
달성을 독려중이다.

박 장관을 비롯한 산자부 직원들은 지난달 수출이 7개월 연속 감소세에서
전년대비 1.5% 증가로 돌아선 이후 환호를 질렀다.

그렇지만 이달 들어 다시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서면서 무역흑자 4백억
달러 달성이 아슬아슬해지자 긴장을 풀지 못하고 있다.

특히 하루하루 잡아 놓은 수출목표치를 초과달성하던 것이 지난 15일 목표
대비 마이너스 10.8%에 그치자 초조해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이에 따라 산자부는 연말까지 "총력수출 막판 10일 작전"을 긴급 수립했다.

무역금융 신용경색 같은 중.장기 대책보다는 "막힌 곳 뚫기" 등 초단기
대책이 필요하다는 판단이었다.

우선 산자부는 당장 22일부터 연일 수출관련 긴급회의를 비상소집해 놓았다.

22일 아침엔 현대 등 7개 종합상사 수출입담당 임원들을 모아 놓고 연말
마무리 수출을 독려하면서 애로사항을 긴급 점검할 계획이다.

23일엔 재정경제부 등 관계부처와 수출관련 기관들을 불러 역시 막판 수출
지원을 호소키로 했다.

마치 입시를 앞둔 수험생이 마지막 "벼락치기 공부"를 하는 것같은
분위기다.

김대중 대통령은 23일 청와대에서 수출유공자를 비롯해 산업위기 극복에
힘쓴 2백명을 격려하는 만찬 모임을 가질 예정이다.

이 모임을 앞두고 산자부는 만의 하나 올해 수출 1천3백30억달러에다 "사상
최대의 무역흑자" 4백억달러 달성에 차질이 생길까봐 노심초사하고 있다.

산자부는 이에 따라 오는 26일 수출관련 마지막 공식회의인 중소기업
수출지원센터장 및 수출지원기관 연석회의를 개최한 뒤 "진인사대천명"의
자세로 수출실적을 기다린다는 스케줄을 잡았다.

산자부 관계자는 "미국의 이라크 공습이 우리 수출에 별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며 "하지만 환율과 같은 기초 변수말고 막판에 수출에 돌발사태가
생길까봐 24시간 비상체제를 가동중"이라고 말했다.

< 정구학 기자 cg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