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 셋째주 토요일은 LG전자 구미공장의 봉사활동 동아리 "LG효친회"
회원들이 모이는 날이다.

따뜻한 손길을 기다리는 불우이웃을 돌보러 선물꾸러미 하나씩을 들고
공장입구에 모여든다.

직장인들에게 주말은 참으로 소중한 시간이다.

하지만 회원들은 이날 만큼은 항상 비워둔다.

봉사활동을 하고 난 뒤 가슴 가득히 차오르는 "보람" 때문이다.

내가 "어떤 이"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 만큼 기분좋은 일이 또 있으랴.

효친회가 만들어진 것은 지난 85년이다.

작으나마 마음속에 좋은 뜻을 담고 봉사활동을 해 온지 벌써 14년이 흘렀다.

회원은 모두 40여명.

구미 영상1공장에 근무하는 30여명의 직원들과 10여명의 퇴직 사우들로
이뤄져 있다.

우리는 매달 한 차례 무의탁노인과 소년소녀가장을 찾아가 청소와 빨래를
해 준다.

또 5만원의 성금을 전달하고 있다.

비록 작은 돈이지만 나눔이 클수록 많은 사람들에게 혜택이 돌아간다는
"소박한 진리"를 실천하고 있다.

돈을 쥐어 줄 때 고마움에 눈물짓는 할머니모습은 또 우리들 가슴을 찡하게
한다.

지난 95년부터는 분기에 한번씩 경북 구미시 인근 양로원과 고아원을 방문해
시간을 함께 한다.

명절이나 기념일의 일회성 방문은 오히려 이들에게 아픔을 남긴다.

평소에 단 한시간이라도 함께 하는 것이 필요한 것이다.

"작은 관심과 마음만 있다면 가능한 일이다.

그런데 왜 사람들은 외면할까-"하는 아쉬움이 생긴다.

그래 다른이들이야 어쨌든 우리 회원들이라도 열심히 돕자며 서로 격려한다.

올해는 회원간 친목도 도모할 겸 농촌출신 회원들의 고향집을 찾아 농촌일손
돕기에도 나섰다.

조금은 "외도"하는 듯한 느낌이지만 새로운 봉사 아이디어를 짜내려고
회원들이 노력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효친회는 누가 알아주기를 원한다거나, 무엇인가 댓가를 바라는 모임이
아니다.

우리는 되도록 조용하게 활동한다.

우리는 "효친회"가 존속되는 한 이웃에 대한 봉사활동을 계속할 것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