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누 치약 양말 손수건 등 20여년 전에 유행하던 1만원 안팎의 "IMF형"
설선물세트가 대거 등장했다.

슈퍼나 할인점 뿐만이 아니다.

"품위"를 이유로 기피하는 경향을 보이던 백화점까지 60~70년대에
유행하던 복고풍의 저가 선물세트를 설선물 코너의 주력상품으로 전시,
판매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IMF시대의 자린고비 소비자를 끌기위해 면양말세트(6천원),
세면타올(7천~9천8백원), 손수건세트(9천6백원)등 6천-1만원대의 선물세트를
8가지나 준비했다.

현대백화점도 샴푸 비누 치약으로 구성된 종합세트(6천3백원)와
비누(6천3백원), 죽염치약 5개를 포장한 죽염세트(7천5백원)등 복고풍
선물세트를 선보였다.

미도파백화점의 설선물세트 목록에는 6천원짜리 양말세트(3켤레)와
9천4백원짜리 생활용품세트가 올라있으며 갤러리아백화점 역시 고급백화점의
자존심을 접고 5천~1만5천원대의 양말종합세트를 마련했다.

젊은층이 주요 고객인 신촌 그레이스백화점도 세제종합세트(7천2백원)와
손수건 양말세트(7천~1만원)가 이번 설에 많이 나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까지만해도 백화점의 저가선물세트는 구색용에 불과했다.

주력은 갈비와 같은 10만원대 상품이었다.

하지만 이번 설대목에는 물량을 30%이상 늘리고 매장내 위치도 소비자들의
눈에 잘 띄는 곳으로 배치했다.

백화점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설을 분기점으로 과거 선물세트의
주류였던 정육 등 10만원대의 선물 매출이 격감하고 1만~5만원대의 세트가
명절 선물문화의 중심에 자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레이스등 일부 백화점의 경우엔 선물세트의 고가대 중저가 비중을
과거의 6대4에서 4대6으로 조정했다.

<강창동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