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산업의 장래는 정보화와 리엔지니어링에 달렸다.

가격파괴보다 가치판매에 주력하고 국제적 네트워크를 구축하라"

최근 나온 "한국유통기업의 미래환경 대응전략"(이수동 외저 한국백화점
협회)에는 백화점과 도소매점 등 국내 유통업계의 "미래지도"가 그려져있다.

그러나 이 지도에는 암초와 미완의 길이 많다.

뒤집으면 신대륙 발견의 여지가 그만큼 크다는 얘기다.

지난해 시장 개방에 이어 구조조정을 앞둔 유통산업은 어떻게 해야 선진화
를 이룰 수 있을까.

이 책의 저자로 참여한 14명은 정보시스템 구성 등을 통해 초우량 유통
기업이 된 미국의 월마트와 일본의 세븐일레븐, 이탈리아 베네통의 예처럼
리엔지니어링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우선 불필요한 위계구조와 비용을 제거해 고객만족 프로세스 중심으로
기업을 운영하고 우수인력을 통한 경쟁우위 확보, 경영자의 평가.보상.지원
역할 확대 등이 요구된다.

우리 기업은 물류혁신을 통한 가격파괴의 잠재력이 15%나 되고 금리와
땅값 임대료 차이 경영효율까지 감안할 경우 30~50%의 가격절감이 가능하므로
리엔지니어링의 활용도는 더 높아진다.

크레디트카드와 상품권의 이용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도 담겨있다.

은행은 직접 상품을 팔지 못하지만 유통업계는 각종 카드의 발행인이자
가맹점이라는 장점을 지니고 있으므로 이를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것.

저자들은 이와 함께 온라인쇼핑의 중요성을 함께 강조했다.

98년 외형 25억~50억달러로 급팽창할 것으로 보이는 온라인쇼핑은 편의성과
간접비용절감 정보공유 등의 장점외에도 시장여건의 변화에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다는 점때문에 더욱 각광받을 전망이다.

온라인 마케팅의 성공을 위해서는 광고에 나타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수용하고 통합된 마케팅프로그램과 쌍방향 정보, 고객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유통기업의 세계화전략은 유통구조와 물류체계 개선, 전문인력 양성과
정보화 등 인프라 구축이 선행돼야 하는 것으로 지적됐다.

중소 소매점에 대한 대책이 보완되고 과감한 규제완화와 무자료거래
근절이 따라야 한다.

국제적 네트워크를 형성, 세계 각지로부터 우수상품을 낮은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아웃소싱의 기반구축과 수출거점으로 활용해야 한다.

점포의 대형화와 다점포화, 전문경영기법도입 및 서비스 차별화, 체계적
물류관리, 다이렉트마케팅의 적극적인 활용도 과제로 지적됐다.

유통업의 앞날은 신규 소매업태의 가격파괴에 이어 소수 대기업의 과점
시장으로 흐를 가능성이 크다.

저자들은 소매업이 고급화에서 저렴화 다양화 단계를 거쳐 세분화로 이어
지게 돼 있으므로 진취적 유통업체라면 이른바 "가치형 소매점"을 준비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한다.

현재까지는 상권 갈라먹기식의 영업이 통했지만 앞으로는 동일상권에서
다수점포가 경쟁하게 되므로 포괄적 마케팅리서치를 정기적으로 실시,
경험과 데이터를 합친 종합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 고두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