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이학영 특파원 ]

미국 정부는 최근 한국이 일본 등 역내 국가들로부터 긴급 자금을 차입
하려던 계획을 차단, 한국에 대한 영향력 행사를 위해 국제통화기금(IMF)
에서 긴급 구제금융을 조달하도록 압력을 넣었다고 미국 시사주간
유에스뉴스앤드월드리포트지가 1일 보도했다.

유에스뉴스는 이날 발매된 8일자 최신호에서 미국 정부가 이같은 압력을
넣은 이유는 미국이 최대 지분을 갖고 있는 IMF가 한국의 외환위기에
개입토록 함으로써 한국이 완강히 거부해 온 자본시장 조기 개방을 관철
시키기 위한 의도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이 주간지는 IMF가 구제금융 대상국가들에게 산업-금융-회계
시스템을 미국식의 개방체제로 전환토록 해 왔다고 지적하고 이는 미국의
무역및 투자진출을 위한 환경정비에 유리하게 작용한다고 강조했다.

유에스뉴스는 미국이 총 자산규모가 1천9백억달러에 이르는 IMF의 최대
출자국가라고 덧붙였다.

한편 워싱턴과 뉴욕의 소식통들은 이같은 보도와 관련, "한국 정부는 막판
까지 IMF 구제금융을 피하기 위해 일본 홍콩 등으로부터의 대규모 자금차입
을 타진했었다"며 "그러나 미국측이 한국의 외환위기는 태국 인도네시아의
경우와 동일하게 IMF의 일사불란한 체제아래 타개돼야 한다는 압력을 한국과
일본 등에 동시 행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