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미국 일본 등 선진국증시는 회복세를 보인 반면 동남아증시는
한국금융시장 불안의 여파로 하락세를 지속했다.

미국은 10월중 산업생산증가율이 한달전에 비해 0.1%포인트 낮은 0.5%로
발표됐고 소비자물가도 0.2% 상승에 그치는 등 실물경제가 안정된 움직임을
보임에 따라 주가가 올랐다.

주가상승의 발목을 잡았던 인플레 우려감이 사라지면서 채권수익률(30년만기
재무부증권)이 하향추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금리민감주인 금융주를 비롯해 고른 상승세를 보인 뉴욕증권거래소의
다우존스공업평균은 지난 한주동안 4.1%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일본은 홋카이도 다쿠쇼쿠은행과 야마이치증권의 파산소식이 전해지는 등
곤욕을 치뤘지만 니케이지수는 오히려 10.9%나 올랐다.

17일 다쿠쇼큐은행이 파산하지마자 정부가 공적연금(퍼블릭펀드)의 투입
가능성을 시사하는 등 금융기관 지원대책을 신속하게 발표했기 때문이다.

또 18일에는 경기부양책이 연이어 발표돼 니케이지수가 한때 1만7천엔을
돌파하기도 했으며 주초(17일)에는 주가상승률이 7.96% 달해 91년 이후
최고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영국의 FTSE100과 독일의 닥스(DAX)지수도 한주전에 비해 각각 5.1%와 6.1%
오르는 등 선진국 증시는 회복세를 나타냈다.

반면 말레이시아 주가가 17.3% 폭락한 것을 비롯해 인도네시아(10.4%)
태국(7.7%) 싱가포르(3.4%) 등 동남아증시는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가뜩이나 불안한 금융환경에서 한국의 금융시장위기가 증폭되자 일제히
폭락세를 보인 것이다.

홍콩도 금융위기의 다음차례는 홍콩이라는 소문이 퍼지면서 지난 19일
장중 한때 항셍지수가 심리적 지지선인 1만포인트 아래로 밀렸다.

그러나 한국이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요청해 원화가 안정세를
보이자 주후반 급반등해 한주전보다 5.9% 상승하며 마감됐다.

또 대만은 대만달러의 평가절하로 수출관련주에 매기가 쏠리면서 주가가
3.9% 올랐다.

이밖에 멕시코 브라질증시는 미국의 상승세에 힘입어 각각 6.6%와 7.9%
상승했다.

< 백광엽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