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행 ]]]

정부가 현 외환 및 금융위기 타개를 위해 IMF구제금융을 신청키로 사실상
확정한데 대해 한은측은 불가피한 조치였다며 환영의 뜻을 표시했다.

외환시장 업무를 직접 담당하는 한은 관계자는 구제금융신청으로 국가적
위신이 떨어지는 면이 없지 않으나 국내 금융기관들이 대거 외화부도의
위기로 몰리고 있는현상황에서는 다른 방도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한은내에서는 얼마전부터 이미 IMF 구제금융 신청이 불가피
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었으며 이같은 방향의 정책건의도 이뤄졌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정부의 현시점에서의 결정은 빠른 것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시기를 놓친 것도 아니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또 다른 한은 관계자도 구제금융을 받게 됨으로써 경제 전반에 결친 상당한
제약을 받게 되며 마이너스 성장을 감수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제기
했으나 정치적부담 등을 이유로 사실상 감행하기 어려운 전면적인 구조조정
이 이러한 계기를 통해 이뤄질 수도 있다며 긍정적인 측면을 강조했다.

< 하영춘 기자 >

[[[ 시중은행 ]]]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현재의 외환위기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을 것"이라고 일단 환영의 뜻을 표하면서도 "그러나 장기적으로
볼때는 경기침체, 금리상승 등의 부작용도 나타날 수 있는 만큼 정부가 후속
대책을 잘 세워 나가야 할 것"이라고 주문.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결국 IMF 구제금융쪽으로 가게 될 것을 정부가
자존심을 내세워 안하려다 외환 위기만 가속된 셈"이라고 정부의 뒤늦은
구제금융 결정을 비난한 뒤 "그러나 이 기회를 잘 이용해 금융기관 M&A가
최선의 방향으로 이뤄지도록 함으로써 금융시스템의 안정을 꾀해야 할 것"
이라고 말했다.

[[[ 종금업계 ]]]

IMF 구제금융신청이 심각한 외화난을 해결해 줄 것을 기대하면서도
부실종금사 정리가 가속화 될 것을 크게 우려.

비교적 부실이 덜한 종금사 관계자는 "구제금융으로 수백억달러의 외화가
들어오면 외환사정이 좋아져 매일매일의 외화부도 위기는 넘길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지방종금사 등 부실이 심각한 종금사들은 IMF의 정책 개입으로
종금사의 무더기 정리사태가 뒤이을 것을 우려, 전전 긍긍하고 있다.

< 오광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