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석 <삼성SDS 사장>

뗏목을 타고 바다를 항해하는 사람들 이야기는 우리의 삶을 한번 되돌아
보게 한다.

동력도 없이 나무토막으로만 연결한 뗏목을 타고 바다에 나서면 항상
제자리에 서있는 것같은 착각에 빠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얼마후 출발한 육지를 바라보면 까마득히 먼 곳에 떠내려와
있음을 알게 된다고 한다.

우리나라에 자동차가 1천만대를 돌파함으로써 이제 자동차문화를 확립해야
한다는 소리가 높다.

그러고 보니 1천만대를 돌파하고 있는 것이 자동차만이 아니라, 새시대를
향한 많은 정보화시대의 기기들이 이미 1천만대를 돌파했거나 불원간
1천만대를 돌파하는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정보화시대의 기초단말기인 전화가 2천만대를 돌파한지는 이미
오래되었고, 삐삐(페이저)가 1천3백만대, 휴대폰이 현재 5백만대선이나
금년말이나 내년중 1천만대 돌파가 확실시되며, 개인용컴퓨터(PC)도 이미
1천만대 시대를 바라보고 있다.

여기에 더하여 최근에 급격히 확산되고 있는 인터넷ID 또한 1천만개
시대를 향해 질주하고 있다.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정보화사회로 멀리 떠내려와 있는 것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세계적으로 구축된 웹사이트, 다시 말해 정보발신기지가
지구상에 1천만개가 넘어가고 있다.

이러한 정보기기의 발달은 인간생활에 편익을 주는 한편 우리들이
간직하고 있던 아름다운 전통과 문화를 무서운 속도로 파괴하는 괴물노릇을
서슴없이 자행하고 있다.

시도 때도 없이 울려대는 삐삐 음, 자동차 안에서 휴대폰을 사용하다
일어나는 교통사고, 컴퓨터를 타고 들어오는 각종 불건전한 문화.

여기서 어떻게 우리들은 우리의 고유한 전통과 문화를 지켜낼 것인가.

새시대를 대비한 새시대의 문화를 창조해야 한다.

문명의 이기를 사용하면서도 예의와 에티켓을 지키고 그것을 인류의
화합과 행복을 위하여 사용할수 있는 윤리교육을 전개해야할 시점이다.

우리는 시대의 조류에 떠내려가지 말고 방향타를 잡고 운전을 하면서
가야 한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