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가 철강의 이미지 변신을 위해 역점을 두고 있는 부분중 하나가
신규 수요 창출이다.

일상생활에 스며들 수 있는 신제품 등을 개발해 소비자들에게 보다 가깝게
다가가기 위한 전략이다.

또 알루미늄 합성수지 등 철강의 수요시장을 침범해오고 있는 대체
소재들에 대응한다는 의미도 있다.

철강 업계는 이를 위해 공동전선을 구축하고 대체소재들을 상대로
선전포고를 해놓은 상태다.

철강이 경쟁 소재에 대해 반격에 나선 대표적 분야는 스틸 캔.

그동안 맥주 캔이나 음료수 캔등은 대부분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졌다.

바로 이 캔 시장에 철강이 도전장을 내놓은 것이다.

포철의 경우 음료용 투피스캔과 참치캔용 극박 고강도 소재를 개발해
실용화한데 이어 맥주캔도 스틸캔으로 대체하고 있다.

맥주용 스틸캔은 소재개발과 테스트를 끝내고 상용화에 착수했다.

실제로 포철은 지난해 1백만개의 스틸 맥주캔을 공급했다.

올핸 작년의 10배인 1천만개를 생산할 수 있는 고강도 소재인 D&I
4백여t을 제관업체에 공급해 캔으로 가공토록 할 계획이다.

스틸캔은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알루미늄 캔에 비해 원가가 적게
드는 데다 강도도 높아 맥주나 음료의 보관 효과가 높다는 게 포철측의
설명이다.

실제 알루미늄 캔의 판매가격은 개당 73원인데 비해 스틸캔은 68원으로
5원이나 싸다.

특히 내화학반응이 좋아 맥주의 신선한 맛을 최적의 조건으로 유지할
수 있다는 게 스틸캔의 장점.무엇보다 맥주나 음료의 용기를 철 제품으로
만듦으로써 소비자들에게 더 친근하게 접근해보겠다는 게 철강업계의 의도다.

철강업계가 신규 수요시장으로 또 주목하고 있는 곳은 건설분야다.

제조업 분야에서의 철강수요는 일정단계에 올라섰기 때문에 이제는
건자재로서 철의 용도를 확대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한다는 전략이다.

말하자면 목조 주택이나 시멘트 블록 주택에 맞서 철골주택을 개발해
건축분야에서 철강수요를 늘린다는 게 철강업계의 우선 목표다.

철강업계가 건설업계와 손잡고 작년초 스틸하우스클럽을 발족시킨 것도
그런 맥락이다.

교량 관련 기술의 연구 등을 목적으로 결성된 스틸 컨스트럭션클럽도
마찬가지로 신공법 개발을 통한 철강 신규수요 창출에 목적을 두고 있다.

포철은 스틸하우스의 경우 이미 본격적인 보급에 들어간 상태다.

지난 95년 일산과 부산 해운대 신시가지의 아파트에 스틸컬러 방음벽을
시범 설치한데 이어 작년엔 동신특강의 사원아파트와 포철 상록타워
아파트를 철골조로 지었다.

지난해 7월엔 포항과 광양 서울에 모델 스틸하우스를 건립해 일반에
공개하기도 했다.

"백년 주택"이라 불리는 스틸하우스는 튼튼하고 가벼우며 짓기 쉽고
개조가 편리해 세계 여러나라에서 이미 각광받고 있다는 게 스틸하우스
클럽 관계자의 설명이다.

특히 건축미와 자원 재활용 측면에서도 유리해 미국에선 <>지난 92년
50호 정도였던 것이 <>93년 1만5천호 <>94년 4만호 <>95년 8만호 등으로
급속히 보급되고 있다.

호주는 연간 신축되는 14만호의 단독주택중 7%인 1만호 정도를
스틸하우스로 건설하고 있다.

국내 철강업계는 이밖에도 신수요 창출을 위해 경량 시트파일(강시판)이나
스틸컬러 방음벽등 각종 건설자재를 개발해 적극 보급중이다.

< 차병석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