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의 파업과 관련,자동차 조선업종등을 중심으로 해외바이어들의
한국산 기피현상이 확대되고있다.

이에따라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그렇지 않아도 부진한 주요업종의
수출차질이 크게 우려되고 있다.

12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조선업계는 노르웨이
이스라엘 등 국내 조선소에 선박수리를 의뢰한 선사들이 최근 파업을
이유로 계약취소를 요구해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해외 선사들은 "선박수리가 단기간에 이뤄지지 않으면 경제적으로
큰 손실을 입기 때문에 납기지연에 따른 보상을 확약하지 않으면 계약을
취소하고 일본 싱가포르 등 제3국 조선소에 수리를 맡길 수밖에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미포조선 관계자는 "최근 노르웨이선사를 중심으로 파업의 강도나
장기화 여부를 묻는 전화가 쏟아지고 있다"며 "파업이 확산될 경우 연간
40척에 달하는 북유럽쪽 수리물량을 경쟁국인 일본에 빼앗기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자동차업계 역시 파업으로 공급에 차질이 생길 것을 우려한 미국 유럽
지역의 대리점주들로부터 쇄도하는 문의전화에 몸살을 앓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해외 대리점주들이 최근 한국차가 높은 인기를
얻자 시장잠식을 경계한 현지언론들이 국내 파업을 확대 보도하는데다
소비자들도 파업이 잦은 회사제품은 불량률이 높다는 인식을 갖고
있어 이중고를 겪고 있음을 호소해 오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현대 기아 대우 등 주요자동차업체들은 벌써부터 파업에
따른 공장가동 중단으로 물량이 소진돼 수출에 차질을 빚고 있다.

무기한 휴업에 들어간 현대자동차의 경우 하루 2백억원의 수출손실이
예상되고 있으며 선적지연에 따른 클레임을 감안할 경우 피해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불황이 극심한 상황에서 수출차질까지 겹칠 경우
국내경제가 헤어나지 못할 위기에 빠질 수도 있다"며 "수출차질과
클레임이 다른 업종으로까지 번질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 이영훈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