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앞에만 서면 즐거운 68세의 젊은 할머니"

11,12대 국회의원을 지내고 평생을 여성관계 활동에 전념해온 김현자
여성개발원이사장은 컴퓨터 때문에 나이를 거꾸로 먹는다.

의원직을 그만둔 지난 88년, 예순 나이에 처음 컴퓨터를 접하고 지금은
번역 청탁원고작성등의 저술활동과 인터넷검색 E메일 등 모든 일을 PC에
의존하고 있다.

김이사장은 원고청탁을 받을 때 2백자원고자 몇장보다는 A4용지 몇줄이 더
친근하게 들리고 펜으로 쓰는 것보다 PC를 쓰는 것이 더 쉽게 느껴진다.

지난 90년 출간한 번역서 "여성의 의회진출과 선거"는 완전히 PC로 작업을
끝냈다.

요즘에 흠뻑 빠진 PC작업은 무엇보다 인터넷 검색.

웹브라우저를 이용해 인터넷을 항해하며 CNN등 뉴스사이트와 여성관계
홈페이지를 찾아들어가 검색하고 프린해 자료 파일화한다.

또 자신이 관계하는 국내 여성계의 홈페이지에 대해서는 모니터의 역할도
하고 있다.

김이사장의 PC작업에서 빼놓을 수없는게 E메일(주소:
cssche@chollian.com.kr)이다.

미국 오스틴 텍사스대에 교환교수로 가있는 큰 아들 오준호씨(KAIST
기계공학과교수)와 손자들과 매일 전자우편으로 소식을 보내고 받는다.

또 최근에는 과거 YWCA활동을 통해 교분을 넓힌 외국 친구들의 전자우편주소
를 알아내 소식을 주고받고 있다.

"PC를 통한 작업은 나이를 먹은 나에게 이같이 새롭고 신선한 관심분야로
인도해 줄뿐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치매와 같은 노령화를 방지하는 역할을
하고 있지요"

김이사장의 PC예찬론은 개인적 영역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여성들이 한시바삐 컴맹을 탈출해야 합니다. 컴퓨터는 재택근무여건등을
제공하기 때문에 여성들에게 가장 적합하고 배우면 특히 잘할수 있는 분야
입니다"

김이사장은 컴퓨터를 알지 못하면 다가올 정보화시대에서는 여성들이 더욱
뒤처지게 될 것이라며 여성의 분발과 역할을 강조했다.

< 윤진식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