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그룹의 총수 세대교체에 이어 26일 성우그룹도 2세의 경영권 승계를
단행함으로써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81)의 형제들이 이끄는 그룹에서
"몽"자 항렬의 2세들이 일제히 경영전면에 나섰다.

정명예회장의 첫째동생인 정인영 한라그룹 회장(76)과 둘째동생인 정순영
성우그룹 회장(74)의 잇단 2선퇴진으로 정명예회장 자신과 정세영
현대자동차 명예회장(68)을 포함해 5형제 가운데 4명이 은퇴하게 됐으며
막내동생인 정상영 금강그룹 회장(60)만이 경영일선에 남게 됐다.

정명예회장의 일가중 "몽"자 항렬을 쓰는 창업세대의 2세들은 모두
26명으로 이가운데 17명이 중책을 맡아 경영일선에서 활동하고 있다.

회장 직함을 보유한 최고경영층만 해도 정명예회장의 아들인 몽구
(현대그룹 회장) 몽근(금강개발산업 회장) 몽헌(현대건설 및 현대전자 회장)
몽윤(현대할부금융 회장), 정세영 현대자동차 명예회장의 아들인 몽규씨
(현대자동차 회장)에 이어 한라그룹 신임회장 몽원씨와 성우그룹 신임회장
몽선씨를 포함해 7명으로 늘어나게 됐다.

또 사장급 이상으로는 정주영명예회장의 막내아들인 몽일(현대종금사장),
정인영 한라그룹 명예회장의 장남 몽국(한라그룹 부회장), 정순영 성우그룹
명예회장의 아들인 몽석(현대종합금속 부회장) 몽훈((주)성우 부회장),
몽용(성우종합상운 부회장), 정주영명예회장의 넷째동생 신영씨(사망)의
외아들 몽혁씨(현대정유 사장) 등 6명이 활동중이다.

정주영명예회장 일가의 2세들이 이처럼 대거 경영일선에 나서게 된 것은
형제들이 적당한 시기에 따로 계열사의 경영을 맡아 자연스런 분가를 이뤄
가정의 화평을 도모한다는 가풍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현대그룹과 한라그룹 성우그룹 회장의 2세 승계가 모두 올해 이뤄진
것도 이같은 가문의 전통을 따르기 위해 형제간 협의를 거쳐 결정한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 김정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