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김영남 외교부장은 11일밤 방영된 독일 TV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경제가 붕괴위기에 놓여 있다고 공식 시인했다.

북한노동당 서열 3위인 김영남 외교부장겸 정무원 부총리는 독일 공영
ZDF TV의 기획프로그램인 "켄차이헨 D"에 방영된 인터뷰에서 "지난해부터
발생한 홍수와 동유럽 국가들의 몰락으로 인해 대외무역 상대국이 사라지면서
북한 경제가 붕괴위기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김부장은 "독일과 북한의 관계를 개선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며 독일
기업들의 적극적인 대북투자를 희망한다"고 말하고 "독일의 유엔 안전보장
이사회 상임이사국 가입도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프로는 독일 ZDF 보도진이 북한 전역을 취재한 내용을 담은 것으로
ZDF는 사상 처음으로 북한 군부대까지 방문했다고 밝히고 외국 보도진에 대한
이같은 이례적인 환대는 북한이 파산상태에 있는 경제를 회생시키기 위해
독일 등 외국과의 경제협력을 강력히 희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TV에 따르면 안주시 화학섬유공장의 경우 과거 구동독의 섬유기계를
설치, 한때 1천5백명의 직원이 근무했으나 소련 붕괴이후 원자재 부족으로
가동이 사실상 중단돼 현재는 7명의 직원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현재 북한 공장들중 70~80%는 가동중지상태에 있다고 이 TV는 전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