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수 <대천실업 전무이사>

요즈음 경제를 위기로 보는 시각이 점점 팽배해 지고 있다.

정부 경제팀은 2분기만 하더라도 위기론을 일축하고 경기의 연착륙을
예측했었다.

그러나 3분기를 지나면서 상황은 급변, 연착륙은 커녕 경착륙 또는 최악의
경우 추락의 우려마저 느끼게 하고 있다.

정부가 연초에 예상한 70억달러의 무역수지적자를 120억달러로
2차 수정한후의 7월 적자가 103억달러이며, 지금의 여러가지 상황으로
보아 올해말엔 200억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예측되고, 무역외수지를
감안하면 경상수지적자가 250억달러로 사상최대가 될듯하다.

정부는 다만 반도체의 수출가가 95년에 16메가D램이 개당 50달러이던것이
금년에 14달러로 반감됨으로써 연말에 약130억달러 수출이 떨어질 것이고,
조선 철강 중화학제품및 자동차수출시장이 일본엔화의 절하때문에 큰 타격을
보게 되었다고 그 원인을 국외사정으로만 돌리려는 듯하다.

시야를 안쪽으로 돌려보면 우리경제는 전례없이 "신5고"증후군에
시달리고 있다.

즉 임금 이자 토지 물류비용 행정규제가 그것이다.

우리나라의 90~94년 연평균임금상승률이 15.8%였으나 미국은 3.7%
일본은 2.4% 대만은 9.6%로 노동생산성을 훨씬 상회하는 정도가
경쟁국을 크게 앞지른다.

또한 경쟁국에 배이상되는 이자, 떨어질줄 모르는 땅값, 교통혼잡으로
인한 경쟁국의 3배가까운 물류비용, 그리고 핵심적사안의 행정규제등은
고질적이고 치유되기 힘든 병폐들이다.

한편 7월현재 2분기 GDP성장률 6.7%로 하강 등을 보더라도 불경기중의
인플레현상(스태그플레이션)은 정부가 예상한 97년보다 앞당겨오고 있는것이
아닌가 걱정스럽다.

그러면 지금의 경제난국에 대한 해결책은 없을까.

1회 복용으로 만병을 낫게하는 기상천외의 묘약은 없다.

그러나 문제의 타결점을 향한 접근을 시도해보는 것도 의의가 있지
않을까 한다.

첫째 수출품을 다품종 소량화의 구조로 조정해야 한다.

지금까지 우리는 소품종 다량화의 구조였다.

정보.지식.아이디어산업등 3차산업의 확대도 바람직하다.

둘째 무역의존율을 점차 낮춰야 한다.

일본 19.4%, 미국 15.7%에 비해 57%로 OECD국가중 GDP대비 무역의존율이
상당히 높다.

이제는 내수산업의 활성화에 의한 자급자족으로 무역수지를 호전시킬수
있지않을까 한다.

셋째 과시적소비의 근절이다.

과소비를 부추기는 행위에 대해 특별사치세를 신설, 100%이상의 중과세를
해야 한다.

넷째 자본재산업의 조기육성이다.

96년 상반기 대일자본재 역조가 79억달러(총무역수지적자 81억달러)라는
것을 보더라도 우리경제의 사활이 달려있는 문제이니 미국 실리콘밸리와
같은 자본재육성단지조성과 육성자금을 주로 유망중소기업에 배정하여
수입품의 국산화를 조기 달성해야 한다.

다섯째 고비용 저효율의 조속한 진압이다.

그 원인인 신5고제거를 위해 무엇보다도 시장경제원리에 경제흐름을
맡기는 정책을 정부가 과감히 펴야하겠다.

이 모든 문제해결의 접근은 정부의 힘만으로는 안되며 기업 개인의
힘도 안된다.

정부 기업 국민각자의 결집된 응집력만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뿐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