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꺽인 경기는 과연 언제까지 내리막일까.

29일 재정경제원과 한국은행이 동시에 발표한 국제수지 물가 산업활동동향
(성장) 지표들은 우리 경제가 뚜렷한 "불황의 터널"안에 있음을 분명히
보여준다.

국제수지적자는 7월까지 1백16억달러로 정부의 연간 수정전망치(1백10억-
1백20억달러)에 이미 도달했다.

실제 연말까지는 1백50억-1백7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가도 목표(4.5%)를 지키기는 힘든 수준이다.

8월까지 이미 4.4% 올라 목표치에 0.1%포이트차로 다가섰다.

지난해는 한해동안 4.7% 올랐지만 8월까지는 3.9% 오르는데 불과했었다.

성장지표인 산업생산증가율은 7월중 8.0%로 6월(3.8%)보다는 생기가 도는
모습이다.

그러나 이는 6월과 대비한 "숫자상의 개선"일 뿐이다.

6월은 자동차노사분규와 화학업체의 정기보수로 생산이 이례적으로 나빴던
만큼 "6월과의 비교는 별 의미가 없으며 전체적으로는 하강국면이 이어지고
있다"는게 통계청관계자의 얘기다.

결국 국제수지 물가 성장이란 세마리토끼를 모두 놓쳐 버릴 위기에 직면해
있는게 우리 경제의 현주소인 셈이다.

"총체적 위기"라해도 지나치지 않다.

정부는 얼마전까지 물가와 국제수지방어는 어렵더라도 성장률은 7%대를
유지, 경기연착륙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현실은 경기급랭으로 치닫고
있다.

이런 경제상황을 반영,주식시장은 종합주가지수 800선이 오래전에 붕괴되는
등 장기침체조짐을 보이고 있다.

금리도 가파르게 뛰어오르는 중이다.

금융시장의 이같은 "고금리-저주가" 현상은 향후 경기의 상승세전환을 더욱
어렵게 만들 것으로 우려되기도 한다.

경제전문가들은 이에따라 경기순환상 하강의 지속이 불가피할지라도 하강
싸이클을 완만하고 짧게 만들기 위한 대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고비용저효율구조타파라는 중장기 구조개선방안과 함께 경제주체들의
"경제하려는 의욕"을 부추킬수 있는 단기대책들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승수부총리는 29일 청와대에서 김영삼대통령에게 경제현안과 향후 경제
정책방향을 보고한 다음달 3일 경제장관회의에서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그 "대책"에 얼마만한 "의지"가 담길지가 관심거리다.

< 육동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