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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력수급 긴급진단] 전력수요 피크 .. 비상처방 없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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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여름에도 여지없이 전력수급 전선에 빨간 불이 켜졌다.

    예년과 달리 이번 여름엔 이상고온 현상이 없어 그럭저럭 넘길줄
    알았던 전력사정이 잇단 원자력발전소 고장으로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최근 영광원전 3호기가 고장으로 가동 중지된데 이어 지난 11일엔
    울진 1호기도 고장을 일으켜 12일엔 전력예비율이 지난 94년이후
    최저치인 5.4%로 급락했다.

    다른 때도 아니고 전력수급이 가장 빡빡할 것으로 예상됐던 8월
    3째주의 원전사고여서 전력당국과 한전은 그야말로 초비상이다.

    통산부와 한전은 당초 올 여름 전력비상에 대비,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었다.

    이상고온과 일부 발전소의 고장 등이 겹치더라도 최저 7%대의 전력
    공급예비율을 유지한다는 게 목표였다.

    한전은 이상고온 등 비상시 전국의 발전소를 풀 가동해 3,512만
    5,000kW의 전력을 공급함으로써 올 여름 최대전력수요(3,365만2,000kW)
    에 대처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8월들어 예기치 않았던 원전 2기의 고장으로 전력공급능력
    에서만 200만kW 정도의 펑크가 났다.

    원전 1기당 발전량이 예비율 3%정도를 차지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당초 계획의 막대한 차질인 셈이다.

    통산부는 이에따라 13일 박재윤장관 주재로 전력대책회의를 열고
    비상수단을 총동원하겠다고 발표했다.

    공급측면에선 성능이 우수한 화력발전소의 상향운전 등을 통해
    35만kW의 공급능력을 추가 확보하고 지역별 수요관리활동조를 가동해
    65만kW의 최대수요를 절감한다는 복안이다.

    이렇게 약 100만kW의 예비전력을 확보해 예비율을 당초 목표에 근접
    시키겠다는 것.

    물론 이같은 비상대책을 통해 올여름에도 "제한 송전" 등의 사태는
    없을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다행스럽게도 13일부터 태풍의 영향으로 전국의 날씨가 그렇게 덥지
    않아 에어컨 등 냉방수요가 많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8월중순께 여름휴가가 대부분 끝나면서 대형 공장 등이 정상가동에
    들어가긴 하지만 여름철 전력수급의 아킬레스건인 냉방수요가 진정돼
    위기는 맞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그럼에도 통산부와 한전은 "올해는 아슬아슬하게 넘길지 모르지만
    이대로 가다간 2-3년후가 더 문제"라는 위기의식이 팽배해 있다.

    최대전력수요가 매년 10%정도씩 급증하는 상황에서 발전소 건설은
    난항을 거듭하고 있는 탓이다.

    실제로 여름철 최대전력수요는 올해 3,300만kW에 달해 지난 90년의
    1,725만kW의 두배에 달한다.

    이렇게 전력소비가 늘더라도 전력공급만 충분하면 괜찮지만 그게
    그리 간단하지 않다는데 문제가 있다.

    전력당국은 매년 늘어나는 전력수요를 예측해 발전소 건설계획을
    짜고 있지만 이게 여의치 않은 형편이다.

    무엇보다 주민들의 반대여론으로 발전소 부지확보가 최대 난제중
    하나다.

    올들어서만 영광원전 5,6호기의 건축허가가 주변 주민과 반핵단체들의
    강력 반발로 취소됐다.

    이 원전은 당초 작년말 착공 예정이었지만 지금까지 첫삽도 못뜨고
    있다.

    더구나 영광 5,6호기의 경우 최근 감사원이 영광군의 허가 취소가
    부당하다는 결정을 내려 건설이 재개될 전망이었으나 영광 3호기의
    고장으로 다시 벽에 부닥친 꼴이 됐다.

    또 당초 지난 7월까지 부지정리작업을 마쳤어야 하는 영흥도 화전
    1,2호기도 역시 주민 반대로 인천시가 공유수면매립허가를 보류하고
    있는 상태다.

    통산부와 한전은 이런 사태가 계속되면 중장기 전력수급안정에
    타격이 불가피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래서 일각에선 여름철 최대전력 피크때 기술적인 제한송전을
    실시해 국민들이 보다 전력위기를 실감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극단론까지 대두하고 있다.

    기술적 제한송전이란 전력수요가 가장 많은 오후 2-4시 사이에
    지역별로 돌아가며 10분 간격으로 전력공급을 차단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일상생활에 큰 불편이 없이도 전력수요를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얘기다.

    또 전력사정에 대한 국민들의 이해를 높여 전력예비율이 몇%는 돼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해소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전문가들은 예비율보다는 비상시 추가 공급할 수 있는 예비전력의
    양이 더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어쨌든 매년 여름이면 몸살을 앓아야 하는 전력비상을 무사히 넘기기
    위해선 국민들의 협조가 절대적이란데는 이견이 없다.

    한전관계자는 "아무리 철저한 대책도 국민과 기업들의 "동참"없이는
    실효를 거둘 수 없다"며 "안정적인 전력수급은 정부와 국민이 얼마나
    지혜롭게 힘을 모으느냐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 차병석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1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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