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의 의료수요가 다양화하면서 병원마다 각종 특수클리닉 설치가
붐을 이루고 있는 가운데 경희의료원 한방병원에 화병 클리닉까지
등장했다.

최근 문을 연 화병 클리닉은 그야말로 한국인에게만 있는 특수한
정신질환인 화병(울화병)환자만을 전문으로 다루고 있다.

화병 클리직 담당 김종우교수(한방신경정신과)는 "30대에서 50대 사이의
여성들 가운데 가슴이 항상 답답하고 열이 오르는듯 하며 얼굴이 화끈거리는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대부분 화병 때문"이라며 "만성적
으로 이런 증상을 호소하며 한방내과 등을 찾는 환자들이 많아 아예 전담
클리닉을 따로 냈다"고 말했다.

김교수에 따르면 화병은 우리나라 사람에게만 나타나는 질환으로 가족간의
갈등, 억울한 감정등 과중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제때 발산하지 못하고
오랫동안 억눌러 놓을때 생긴다는 것이다.

이같은 정신적 원인에 의해 발병한 화병의 임상증상으로는 가슴의 입박감과
열기, 얼굴이 뜨거워지며 심장 박동의 이상 증가, 목이나 가슴에 이물감이
느껴지고 소화불량이나 불안, 신경질, 불면 등의 증세로 발전한다.

화병 환자들은 이 때문에 내과나 비교기과 피부과 등을 주로 찾지만
대부분 이렇다할 원인을 밝혀내지 못하기 일수다.

< 남궁덕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