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월1일 발족될 예금보험공사의 "설립위원회"가 25일 구성됨에 따라
공사 출범준비가 본격화되고 있다.

예금보험공사는 은행이 파산했을 경우 예금자에게 보험금(최대 2천만원)을
지급하는 예금자보호기관.은행(외은지점 포함)들은 내년 1.4분기부터 공사에
예금평잔의 0.02%를 보험료로 내야 한다.

<>.예금보험공사는 인원 30명 안팎의 "초슬림형"으로 출범할 계획이다.

조직도 우선 총무부와 업무부 2개부로만 출발한다.

사장엔 공사설립위원장인 박종석 전주택은행장, 전무엔 설립위사무국장인
이정재공정거래위상임위원이 내정돼 있다.

설립위는 6월1일까지 약2개월동안 <>정관작성 <>사무실임대 <>조직구성및
직원채용을 하게 된다.

설립위에는 재정경제원과 은행연합회 관계자도 참여하며 이들은 사무실이
정해질때까지 당분간 한일은행 과천지점 4층일부를 빌려 설립준비작업에
착수할 계획이다.

<>.박위원장은 이날 나웅배부총리겸 재경원장관으로부터 임명장을 받고
"예금자 보호와 금융제도의 안정성을 확보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

박위원장은 "금융자유화의 속도가 빨라지면서 금융기관간 경쟁이 치열해져
부실및 파산위엄이 커지고 있다"며 "개별 금융기관의 부실이 금융권전체로
파급되지 않도록 하자는게 예금보험공사의 설립취지"라고 설명.

그는 "부실은행의 퇴출을 유도하기 위한 은행간 인수.합병(M&A) 알선업무도
공사의 주요업무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언급.

조직구성및 운영체계에 대해선 "현재 사무실도 갖춰져 있지 않은 상태여서
뭐라 말할수 없다"며 "구체적인 사안은 설립위원간 논의를 거쳐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답변.

<김정욱기자>

<>.한편 공사설립준비위 인사와 관련, 차기 재경원 금융정책실장 후보
0순위로 꼽히던 이정재공정거래위원회 사무처장(1급)이 예금보험공사 설립
준비위원회 사무국장(전무)으로 임명된 것에 대해 과천 관가는 매우 이례적
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경제부처의 현직 1급관리가 산하기관의 기관장이 아닌 "2인자"로 나갔다는
점에서다.

과거 재무부출신 인사중에 1급이상이 기관장으로 나가지 않은 것은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이번에 이사무국장의 직속 상관인 설립준비위원장(사장)으로 임명된
박종석씨도 재무부 1급으로 공무원생활을 마친뒤 주택은행장을 거친 것과
비교하면 더욱 대조적이다.

특히 재무부시절 이사무국장과 함께 일했던 직원들은 이번 인사를 "충격"
으로까지 받아들일 정도다.

이사무국장이 이재국장때 가장 탁월했던 이재국장중 한명으로 꼽혔고,
재무정책국장시절에는 지금 본인이 나가게된 예금보험공사설립을 주도해
골격을 세워 놓았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인사의 이례성만큼 직원들의 반응도 각양각색이다.

"대단한 용기", "공무원생활에 오죽 염증을 느꼈으면", "어떤 말 못할
사연이 있길래" 등등.

그러나 이들 얘기끝에 나오는 공통점은 한가지다.

"정작 나갈 사람들은 나가지 않고.."

이같은 반응들에 대해 당사자는 "오래전부터 생각했던 일"이라며 무덤덤한
표정이다.

<육동인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