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장검사 = 87년 11월 근영농산 주식회사 대표 최무영으로부터 50억원
을 제공받았죠.

<>.전씨 = 예.

<>.김부장검사 = 경기 남양주군 화도면 동부골프장 건설 내인가를 조건으로
받았습니까.

<>.전씨 = 대선자금으로 받았습니다.

<>.김부장검사 = 골프장을 내인가 해준 사실은 있죠.

<>.전씨 = 예. 그러나 정치자금일뿐입니다.

<>.김부장검사 = 87년 9월 진흥기업 대표 박영준으로부터 10억원을 교부
받은 사실은 있죠.

<>.전씨 = 예. 대선자금조로 받았습니다.

<>.김부장검사 = 85년 6월 애경그룹 장영신으로부터 피고인의 처를 통해
15억원을 받은뒤 중부골프장을 인가해준 사실이 있죠.

<>.전씨 = 정치자금조로 받았습니다.

<>.김부장검사 = 당시 애경그룹 장영신이 피고인의 처 이순자에게 골프장
건설을 도와달라는 부탁을 했고 이후 교통부가 장영신에게 연락, 골프장
인허가 관련서류를 가져 오라고 했는데 골프장 인가를 해준 사실은 있지
않습니까.

<>.전씨 = 골프장 승인을 해준 적은 있습니다.

그러나 그 대가로 돈을 받은 것은 아닙니다.

<>.김부장검사 = 삼양화학대표 한영자로부터 1백억원을 받았죠.

<>.전씨 = 당시 정호용 장관이 87년 대선자금에 기부하고 싶어하는 기업이
있다고 보고해 왔고 ''참 기특한 일''이라며 돈을 받으라고 했습니다.

<>.김부장검사 = 87년 8월 당시 안현태 사공일 이원조 등 측근들에게 대선
자금 모금을 지시한 적이 있습니까.

<>.전씨 = 예. 있습니다.

<>.김부장검사 = 이유가 뭡니까.

<>.전씨 = 노태우 당시 대통령 후보가 대선자금 모금이 잘 안된다고 해
본인이 직접 나서 자금을 조성해준 것입니다.

<>.김부장검사 = 피고인이 기업체별로 자금 모금액을 할당했습니까.

<>.전씨 = 기업들에 모금액을 할당한 적이 없습니다.

성의를 표시하고 싶은 기업이 있다고 하니 알아서 적절한 방법으로 모금할
것을 강구하라고 지시한 사실은 있습니다.

<>.김부장검사 = 성용욱씨가 중견기업들로부터 모은 54억5천만원을 어디에
썼습니까.

<>.전씨 = 모두 대선본부에 전달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김부장검사 = 기업들의 입장에서 보면 돈을 내지 않을 경우 불이익이
우려되고 따라서 돈을 낼수 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전씨 = 옳으신 말씀입니다.

정계에선 87년 대선자금이 필요했고 차기 대통령과의 관계를 고려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김부장검사 = 전혀 대가성 없이 기업들이 정치자금으로만 냈다면
피고인에게 줄 이유는 없지 않습니까.

<>.전씨 = 제가 아니라 차기 대통령과의 관계 때문일수도 있죠.

저의 경우 지난 80년엔 정치자금을 전혀 받지 않았습니다.

당시의 경제상황이 매우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그러자 기업들이 오히려 불안해 했습니다.

물론 기업들이 돈을 내면서 정권으로부터 보호를 받으려는 의도도 있다고
생각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정치의 특수한 상황에 비춰 정치자금은 관행적으로 마치
세금과 마찬가지로 정계에 건네져 왔습니다.

많은 기업들은 돈을 냄으로써 정치에 안정을 가져올수 있고 정치가 안정
돼야 사업도 제대로 된다고 인식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기업들 나름대로는 정국안정을 바라거나 안보문제를 염려하는 우국충정과
같은 일종의 사명감으로 돈을 낸 것으로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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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