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이 자랑하는 금리전문가"

"농협신탁증권업의 산중인"

김재철(35) 농협중앙회 저축신탁추진부 대리를 친하는 별명들이다.

그는 지난 89년초부터 신탁업무를 맡기 시작했다.

농협이 국민주신탁을 제외한 일반 신탁상품을 취급하기 시작한 것도 바로
이때.

이런 연유에서 농협 사람들은 신탁에 관한 업무는 일단 그에게 의견을
물어본다.

김대리에게 있어 지난 95년은 뜻깊은 한해였다.

농협측은 총수신고 26조원을 기록, 국민은행에 이어 수신고 2위은행으로
복귀했다.

한때 은행권 수신고 4위로 추락했던 치욕을 말끔히 씻어냈다.

농협의 수신고 2위복귀는 신탁계정의 급성장에 힘입은바 크다.

지난 94년말 3조9,000억원에 불과했던 신탁계정이 지난 연말에는 7조
3,000억원으로 두배에 가까운 신장세를 보였다.

농협은 이러한 성과의 공을 김대리에게 돌리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농협이 개발한 신탁상품의 대부분이 바로 그의 작품인 탓.

그가 지금까지 아이디어를 내 시판한 신탁상품은 모두 7종류에 이른다.

이중 지난해2월부터 판매한 "알찬모아신탁"은 시판 3개월만에 1조원을
돌파하는 진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저와 신탁개발팀에서 금리추이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2월이 금리가
최고정점에 도달할 것이라는 판단이 섰다"는 김대리는 "이런 고금리시대는
다시는 오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아래 자금의 대부분을 2년이상 장기채와
개발신탁수익증권에 투자했다"고 김대리는 이 상품의 성공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또 각종 연수에서 상을 타 오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지난 94년 한국금융연수원이 금융기관 직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제금융연수에서 1등을 해 동남아여행을 다녀온 경험도 있다.

그가 이렇게 금리예측의 전문가가 된데는 자신만의 피나는 노력이 있었기
때문.

"지난 90년부터 연구소나 증권사의 일부 직원들만이 활용하고 있던
개량모델, 아리마모델, 앙케이트법 등 금리분석모델과 거시개량모델에 대한
공부를 시작했다"며 "처음 1~2년동안은 새벽두시가 넘어서야 잠자리에
들었다"고 회상했다.

김대리의 올해 계획은 금리예측기법에 대한 책을 펴내는 것.

"금융자율화가 진척되면서 금리는 자금의 수요공급이라는 시장매카니즘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며 "나름대로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제대로 된
금리전문서적을 써보는 것"이 올해 소망이라고 피력한다.

자신이 맡은 분야에서 최고를 이루려는 김재철대리.

그는 분명 급변하는 금융환경에서 금융기관이 요구하는 신세대 금융인이다.

< 박준동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