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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1백60개 대학총장들이 6일 제주도 신라호텔에서 "대학교육의
세계화 개방화를 위한 방향 모색"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에서 김진현세계화추진위원회위원장이 "한국의 세계화는
선진국화",강진구삼성전자회장이 "한국의 대학교육에대한 산업계의
기대"라는 주제로특별강연을 했다.

강연내용을 간추려 소개한다.

<편 집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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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의 대학교육에대한 산업계의 기대 ]]

강진구 <삼성전자 회장>

현재 우리 산업계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변화의 모습은 경제우선주의
기술패군주의 세계화시대 정보화시대 지식화시대라는 5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이러한 환경변화에 적응하지않는다는 것은 적자생존의 법칙에서 바로
멸종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이러한 환경변화에 있어 그 견인차는 역시 사람이다.

서구기업에서는 사람을 비용의 원천으로 보지만 일본이나 우리나라는
사람을 투자의 대상으로 보는 바람직한 문화를 갖고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인프라에대한 중요성이 부각되고있어 다행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도로나 항만같은 하드 차원의 인프라도 국가경쟁격에 큰 영향을
미치겠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않는 소프트 차원의 인프라이다.

그중가장 핵심이 바로 인재를 길러내는 사회교육제도이다.

산업계에서 필요로하는 인재의 모습은 다음과 같다.

첫째 창조적이고 도전적인 인재가 가장 시급히 요구된다.

과거 우리 기업들이 선진기술을 단순복사하여 헐값으로 세계시장에
내다 팔때는 창조성 여부는문제시되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들어 반도체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철강분야등에서 우리가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이면서 일부 품목에서는 세계 선두의 자리에까지
진입했다.

복사할 대상이 없어져버린 지금의 상황에서는 창조성만이 선진국을
따라잡을수있는 유일한 길이다.

또한 창조적이기위해서는 도전정신이 뒷받침되어야한다.

도전하지않고서는 창조가 일어날수 없기때문이다.

둘째 세계화시대를 맞이하여 국경이 없는 단일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우리가 생산하는 모든 제품이 초일류 제품이되어야한다.

이런 제품을 생산하는 사람은 결코 백과사전같은 사람만으로는 안된다.

기술에 있어서도 초일류, 마케팅에서도 초일류이어야하며 생산 구매
품질관리 경영등 기업활동 전면에 있어 초일류 사람이 모여야한다.

이렇게 되기위해서는 대학 4년 과정만 갖고서는 부족하다.

평생 자기 전공분야에서 노력하는 사람이 필요하다.

세째 그럼에도 불구,일면 폭넓은 지식과 학습능력을 갖춘 인재도
필요하다.

최근 기업현장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과제들의 공통점은 어느 특정분야만
잘안다고해서 해결되수있는 것이 거의 없다.

많은 분야의 전문지식만을 고수하는편협된 사고로는 생존 그자체를
위협받을수있다.

네째 기능적인 측면에서 보면 외국어와 컴퓨터에 능숙해야한다.

세계화의 출발은 외국어 구사능력이다.

영어를 특정 민족이 사용하는 언어로만 볼것이 아니라 만국공통어로
보아야한다.

컴퓨터 활용 능력 역시 기업에서는 필수적이다.

기업이 요구하는 모습이 이런 것이라면 현재 대학에서 배출하는
인력들은 어떤 모습일까.

지난달 전경련 주관으로 산업인력의 정확한 수요를 파악하고자 1백69개의
기업체와 연구소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적이 있다.

이조사에 따르면 현행 이공계 대학교육에서 가장 큰 문제는 학생들의
현장적응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42%).

이는 이공계 대학에 실습기자재가 부족해 이론위주의 교육을 할수밖에
없다는 것이 그원인이었다.

또 대학의 교육의 교육내용이 기업현장의 기술을 따라가지못해 이공계를
나온 엔지니어들의 전공실력이 산업계가 요구하는 수준에 미치지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26%).

한편 기업들은 인력부족을 겪고있는 분야로 이공계열을 가장 많이 꼽았고
(90%),인문사회계열이나 법학계열과 상경계열은 각각 2%에 그쳤다.

인력부족 원인에 대해서는 정원제한으로 공급규모 자체가 부족하며(35%)
숫자는 충분하지만 자질이 부족하다는 응답도 많았다(33%).

이러한 현상이 일어나는 원인은 정원관리 방식이 경직되어 있어 대학들이
산업계의 실수요를 맞출수없으며 인력의 수요를 제계적으로 조사하는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지않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인력 수급문제에 있어 양적인 불균형도 심각하지만 질적인 측면 역시
그냥 넘어가기가 어렵다.

우리 회사 신입사원의 경우 시키는 일은 잘하지만 스스로찾아 도전하고
창조를 해나가는 능력이 미흡하다.

기능적인 측면에서도 외국어를 구사하는 비율이 채 10%가 되지않는다.

여기에 세계시민으로서의 필수요건인 에티켓을 제대로 지킬줄 아는
사람을 찾아보기 어렵다.

인성적인 측면에서보면 많은 신입사원들이 일을 통한 성취욕구와
자아실현에 무관심하며 근무조건이 좀 더 나은 자리가 있으면 언제든지
옮길수있다는 배금주의적인 가치관을 갖고있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모든 문제를 타개하기위해 대학과 산업계가 해야할일에 대해
알아보자.

기업은 그동안 인재의 필요성만 강조했지 자발적으로 인재를 양성하려는
노력이 부족했다.

이제는 기업들도 고객의 입장과 요구사항을 공급자인 대학측에 수시로
전달해야한다.

또 대학이 요구에 맞는 인재를 양성해낼수있도록 지원을 하는데 일익을
담당해야한다.

또한 기업은 사람을 채용하는 기준을 바꾸어야한다.

입사시험에서 평가해야할 것은 머리속에 암기하고있는 지식이아니라
얼마나 창조적이며 호기심이 많고 학습에 대한 열정이 있느냐 하는
것이다.

이와함께 대학이 보다 나은 여건에서 경쟁력있는 인재를 배출할수있도록
긴밀한 산학유대관계를 구축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한다.

기업은 자금을 많이 대고 대학은 충실한 연구와 인재양성에 주력하면
될것 아니냐는 단순한 논리로는 문제가 풀리지않는다.

미국의 실리콘 밸리에 있는 수천개의 회사들은스탠포드대학이 있어
생긴 회사들이다.

헝가리같은 나라에도 공과대학 옆에 산업이 형성되고있다.

우리나라도 이러한 것이 필요하다.

산학협동도 공존공영의 기반위에서야 영속된다.

대학측도 많은 노력을 해야한다.

교수들은 좀 더 높은 목표를 부여하고 학생들은 좀 더 열심히 공부를
해야한다.

또 이제는 대학경영도 시장원리에 입각한 경쟁체제가 과감히 도입되여야
한다.

대학은 사회에서 가장 질 높은 교육도 담당해야하지만 한편으로는
사회가 변해가야할 방향을 제시하는 역할도 해야한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