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인 12일 수도권일대 골프장들은 때아니게 내린 "3월의 눈"으로
인해 큰 곤욕을 치렀다.

토요일밤까지 날씨는 흐렸지만 골퍼들이 걱정할 상황은 전혀 아니었고
일요일 새벽에도 서울거주 골퍼들은 "휘파람 불며" 골프장으로향했다.

서울에도 밤새 비가 약간 내려 "질척"했지만 대수롭지 않았던 것.

그러나 웬걸. 수원쪽 골프장에 도착해 보니 천지가 하얗게 변해 있었다.
골프장이나 골퍼들은 모두 낭패스런 모습이 될수밖에.

새벽잠 설치며 온 길이 아까워 치려해도 그린 닦을 시간은 기다려야 했고
제일이나 중부, 레이크사이드CC등은 아예 휴장을 선언했다.

밀어닥치는 골퍼들때문에 "나갈 사람은 나가라"는 골프장이 많았지만
"눈밭 골프"가 오죽했겠는가.

눈은 오후들어 녹기 시작, 오후 1시이후 나간 골퍼들만이 그런대로
질척했지만 "골프비슷한 골프"를 칠수 있었다.

"서울은 비, 골프장은 눈". 골퍼들은 몰려들고, 코스는 엉망인 이런
상황이야 말로 "대책없는 3월의 골프"였다.

<>."눈이나 비는 골프장과 골퍼의 운에 달렸다"는 소리를 "위크엔드
골프"에서 많이 했지만 12일 춘천CC에서 라운드한 골퍼들은 아주
흐뭇했다고.

춘천이 눈 많이 오기로 유명하고 또 실제 경춘가도를 달리던 골퍼들은
주변의 "눈 풍경"에 "골프는 글렀다"며 낙담했지만 막상 골프장에 도착해
보니 거짓말같이 "눈도 없이 촉촉한 페어웨이"가 조용히 골퍼들을 반겼다.

토요일 밤에 춘천에는 예상외로 눈이 아닌 비가왔고 그 비도 오전 7시
에는 그쳐 골퍼들은 흡족히 "일요일 골프"를 즐긴 것. 글쎄,골프장
가깝다고 함부로 자랑할게 아니라니까.

< 김흥구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