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경쟁시대의 길목에 서있는 유통업체들이 적자생존의 싸움에서
살아남기 위해 쏟는 노력은 가히 필사적이다.

새로운 성장에너지원을 끊임없이 찾아내려는 유통업체들의 생존전략은
신상권과 잠재고객의 개척,발굴작업으로 이어지고 이에따라 다점포화를
통한 몸집키우기경쟁이 유통업계 전반에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다점포화 싸움은 백화점업계에 집중되고 있으며 노른자위 입지에
보다 크고번듯한 매장을 세우기 위한 노력이 가속화되면서 출점경쟁은
서울에서 수도권으로,수도권에서 지방으로 번져가고 있다.

백화점업계는 금년이 신규점포개설 최대의 해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국 주요도시에서 신규백화점이 속속 모습을 드러내 현재 80여개에
이르는 대형소매점수가 연말쯤이면 할인점을 포함,줄잡아 1백개를
넘어설 것이라는 추산이다.

서울 대형백화점들은 지자제실시후의 지방경제활성화에 대비,주요
대도시를 중심으로 출점을 서두르는등 행동반경을 넓혀가고 있으며
유통업에 눈독을 들여온 대기업들의 참여도 더욱 가시화될 것으로
이들은 보고 있다.

특히 올해 문을 열 예정인 신설점포는 그랜드백화점이 오는3월
화곡동에 개점하는 G마트 한곳을 제외하면 거의 대다수가 지방대도시에
몰려있어 지방상권 선점을 겨냥한 유통업계의 뜨거운 관심을 반영하고
있다.

지역별로는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 2개업체가 오는 9월을 오픈목표로
공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부산점이 유통업계의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롯데부산점의 경우 연면적 4만5천평의 국내최대규모로 지어지고 있으며
현대부산점도 연면적 1만8천평의 초대형 크기를 자랑하고 있어 부산상권은
이들업체의 화끈한 공세와 지역백화점들의 반격이 뒤엉키며 금년 최대의
격전지로 떠오를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수도권과 경기도지역 역시 뉴코아 인천구월점과 한양유통수원점,E마트
안산점 등이 앞다투어 연내에 개점,불꽃튀는 상권분할싸움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되고있다.

강원도는 첫지방점포 확보를 위해 지난해 6월 춘천시 조양동에서
백화점건립공사를 시작한 미도파가 내년 6월부터 영업에 들어갈
계획으로 있어 서울백화점들의 강원도상권 개척도 본격화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출점경쟁에서 나타나고 있는 또 한가지의 특징은 매장면적 1만평이상의
매머드백화점이 눈에 뜨게 늘고 있다는 점이다.

초대형매장을 갖춘 백화점은 현재 롯데백화점의 본점과 잠실점 2개에
그치고 있으나 신세계가 인천 관교동의 터미널점과 서울 호남고속터미널점
을 매장면적 1만평이상으로 잡고 공사를 진행중이다.

LG백화점이 지난해12월 중동신도시에 착공한 LG백화점은 매장면적이
1만3천평의 초대형사이즈에 달하며 오는 98년에 문을 열 한양유통의
청량리역사점도 1만1천9백70평의 대형매장으로 꾸며질 예정이다.

한신코아는 광주에 매장면적 1만2천평 크기의 하이퍼마켓을 세우기
위해 상반기중 첫삽을 뜰 예정이고 울산 주리원백화점은 2호점을
매장면적 1만3천여평 크기로 대형화할 계획이다.

이에따라 매장면적 1만평이상의 매머드백화점은 오는 97년이후 전국적
으로 10여개로 늘어날 것이 분명해지고 있으며 이중 대다수가 지방에
포진,"크기"에서 서울의 기존업체들을 압도하는 현상이 전개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지방출점은 성장둔화국면에 접어든 서울지역상권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확대성장전략의 일환으로 분석되고 있는데 롯데,신세계,현대,미도파
등 대형업체모두가 할인점,편의점등의 업태다각화와 함께 전국을 커버할
광역점포망을 구축한다는 청사진을 세워놓고 있어 업체간의 승부를
좌우할 중대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23일자).